광고비 급증으로 수익성 악화···시장 전망치 하회
퍼즐 엔진 개발에 블록체인 결합까지···잘하는 것 집중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NHN이 마케팅비 증가 영향으로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비용이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이 1/3로 줄었다. NHN은 광고비 집행 효율화와 계열사 통폐합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또 게임역량을 본사로 결집하는 데 주력하고 내년 ‘퍼즐·미드코어·블록체인 게임’을 삼각편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8일 NHN은 3분기 매출 5224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0.3% 급감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NHN의 3분기 매출이 5334억원, 영업이익 181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마케팅비 효율화·조직 통폐합으로 수익성 개선
3분기 실적 부진은 커머스 부문이 중국 봉쇄와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게임 리브랜딩 마케팅으로 광고선전비가 1년 새 87.5% 늘어난 338억원을 기록하는 등 비용 증가도 악영향을 미쳤다. 3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51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우진 NHN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낮은 것은 광고비와 인건비, 지급수수료 영향이 컸다”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광고비를 올해 큰 폭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안현식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광고비 지출은 올해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에는 상당히 효율적으로 마케팅을 집행할 계획이다. 매출 비중과 전체 금액도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떠오르면서 NHN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한다. 수익성이 높은 게임사업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조직 통폐합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꾀한다.
NHN은 2024년까지 계열사 1/3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3분기말 기준 연결대상 자회사 수는 90여 개”라며 “연결대상 자회사들을 통폐합 등을 통해 축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 게임사업 재건에 집중한 NHN, 글로벌 진출 본격화
올해 3분기 NHN의 매출을 견인한 것은 게임사업이다.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모두 두 자릿수로 성장한 1159억원을 기록했다. 플랫폼별로 보면 PC 온라인 게임은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446억원, 모바일 게임은 30.1% 증가한 71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7월 웹보드 게임의 월 결제한도가 상향하면서 웹보드 게임 매출이 1년 전보다 38% 상승한 결과다. 모바일 웹보드 역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매출이 전년 보다 64% 늘었다. 모바일 '한게임포커'는 지난 9월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9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매출 순위를 달성한 바 있다.
NHN는 국내 1위 웹보드 사업자를 넘어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글로벌 게임 회사로 입지를 넓혀 나간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 NHN은 게임 역량을 본사로 결집시켰다. 지난 2월 NHN빅풋을 중심으로 자회사를 통합한 데 이어 지난달 NHN빅풋을 흡수합병했다.
게임사업 재건에 집중해온 NHN은 내년을 게임 사업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매치쓰리(똑같은 블록 세 개를 맞춰 없애는 방식) 퍼즐 게임’을 서구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연내 ‘퍼즐앤카지노(가제)’와 ‘더블A포커’를 출시하고 스포츠 배팅 장르에 해당하는 게임도 퍼블리셔와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잇다.
NHN은 한국과 일본에서 라인팝, 포코팡, 프렌즈팝 등을 운영한 노하우를 담아 매치쓰리 퍼즐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전용 엔진 ‘엠브릭(MBRICK)’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엠브릭은 NHN클라우드 게임베이스와 결합해 퍼즐 콘텐츠를 비롯해 템플릿, 운영 및 지원 시스템을 탑재했다.
정 대표는 “엠브릭 엔진을 통해 게임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것”이라며 “연내 글로벌 시장에 소프트 런칭할 카지노 테마의 매치쓰리 게임 퍼즐앤카지노를 시작으로 다양한 퍼즐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NHN은 ‘다키스트데이즈’를 시작으로 한 미드코어 게임 라인업을 만든다. 다키스트데이즈는 RPG가 결합된 슈팅 장르인 루트슈터 게임으로 내년 5월 글로벌 소프트 런칭을 앞뒀다. 미드코어 게임은 단조로운 캐주얼 게임과 복잡한 하드코어 게임의 중간단계에 있는 게임으로 NHN이 라인업을 확장해 이용자층 확대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NHN의 캐시카우인 웹보드 게임 및 소셜카지노는 블록체인과 결합한다. NHN은 현재 개발 중인 승부예측 게임인 ‘프로젝트 위믹스 스포츠’와 소셜 카지노인 ‘마블 슬롯’을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웹 3.0 시대를 맞아 NHN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웹보드 및 소셜 카지노 장르에 특화한 블록체인 게임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배팅 성향을 가진 웹보드 게임은 그 특성상 어떠한 게임보다도 게임 내 경제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며 “NHN은 20년 넘게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을 리딩해온 1위 사업자로서 누구보다 탁월한 재화 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