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고금리 구간 카드론 회원비중 감소세
우리카드, 18~20% 금리 회원비중 27%→8% 급감
7~8등급 대상 신규 카드론 취급도 중단

주요 카드사 18~20% 금리 구간 카드론 회원분포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주요 카드사 18~20% 금리 구간 카드론 회원분포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카드사들이 저신용자 대상 대출 취급을 줄여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고금리를 적용받는 저신용 차주 비중이 한 자릿수대로 급격히 줄었다. 금리 인상으로 저신용 차주들의 부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저신용자 대상 대출 문턱을 점점 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카드론을 취급하는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에서 18~20%의 고금리를 적용받는 카드론 차주의 비중은 평균 13.77%로 집계됐다. 전월 말까지만 해도 해당 비중이 16.02%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달 만에 저신용 차주 비중이 2.25%포인트 줄어들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신한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에서 18~20% 금리 구간의 회원 비중이 줄었다. 통상적으로 저신용 차주들은 고신용 차주에 비해 연체 위험이 높기 때문에 금융사들은 그만큼의 대손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해 저신용 차주에게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바꿔 말하면 고금리 구간의 회원비중이 줄었다는 것은 금융사가 그만큼 저신용 차주 취급을 줄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의 감소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 8월 말 기준 우리카드의 18~20% 고금리 적용 차주 비중은 27.44%였으나 9월 말에는 8.82%로 18.62%포인트 급감했다. 저신용 카드론 회원 비중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곳은 현재까지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또한 우리카드는 9월 들어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 신규 취급도 축소했다. 지난 8월 말까지만 해도 우리카드는 표준등급 기준 7~8등급 차주에게도 카드론을 내줬지만 9월 들어서는 7~8등급 대상으로는 카드론 신규 대출을 취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점수 기준으로 살펴봐도 우리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들의 경우 501점~600점 구간에 해당하는 차주 대상으로도 카드론 대출을 취급했지만 우리카드는 신용점수 600점 이하에는 대출을 내주지 않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리스크가 커지면서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우량회원 위주로 카드론 신규 취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적용받는 저신용 회원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신용 대상 대출을 옥죄는 움직임은 우리카드 외 다른 카드사들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으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대출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넘을 수 없다. 또한 저신용자와 같은 취약차주는 금리 인상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수록 이들의 연체 가능성도 높아진다.

현재까지는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만 7~8등급 대상의 카드론 신규 취급을 중단한 상황이지만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는 여타 카드사들 역시 이같은 흐름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신용 차주는 이미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 상한선에 가까운 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올라도 더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할 수 없다”며 “연체 위험도 우량차주 대비 높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저신용 대출을 이전과 똑같이 취급하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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