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평일 오전 시간대에도 활기···항공사 운항 편수와 여행사 실적 모두 증가
코로나19 이전 대비로는 국제선 여객 및 운항 편 수 각각 50%, 37% 수준···“중국 노선 회복 급선무”
[시사저널e=정용석 인턴기자] “3년 만에 아이들과 여행을 떠납니다. 코로나19로 외출도 잘 못하고 집에만 있었거든요. 이번에 개장한 나고야 지브리파크에 데려가려고요.”
4일 오전 8시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앞에서 만난 이모(41)씨는 두 아들과 함께 상기된 표정으로 소감을 전했다. 이씨를 비롯 출국을 위해 찾은 인파로 인천공항은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가족, 연인 그리고 친구 단위로 보이는 여행객들은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하는듯 했다. 짐을 부치는 곳부터 탑승장으로 향하는 게이트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대학 동기와 함께 여행길에 오르는 정모(24)씨는 “그간 코로나19도 있었고 노재팬 운동 영향으로 여행가기 쉽지 않았다”며 “이제는 비자도 필요 없고 환율도 괜찮아서 2박 3일 여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도 가득 찼다. 이날 오전 7시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심공항버스 탑승 대기실에는 삼삼오오 여행객들이 모였다. 한국도심공항과 인천공항을 오가는 리무진을 타기 위해서다. 리무진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해 보니 이른 아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좌석은 예약이 꽉 차 있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해외여행 빗장이 풀리고 하늘길 재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천공항도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국제선 운항 실적도 매달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공항에서 만난 대한항공 관계자는 “주말 같은 경우 일본으로 가는 좌석은 대체로 매진되고 있다”며 “평일 오전임에도 비즈니스석 1석, 일반석 10여석을 제외하고는 예약이 차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항공사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운항 편수도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국제선 운항 편수는 1만5875편으로 전년 동월(1만1073편)보다 1.5배 가까이 늘었다. 내년에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4만2415편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선 여객수도 증가 추세다. 국제선 이용객은 2019년 9월 기준 936만명에서 2020년 같은 달에는 204만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후 2021년 282만명, 올해는 477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올해 10월 항공권 예약률은 지난해 대비 650% 가까이 증가했다”며 “최근 동남아 지역의 입국 완화와 일본 여행 재개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천공항 이용객이 많아지면서 공항에 입점한 상인들도 바빠졌다. 공항 내 통신사 유심 판매직원 김모(30·여)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에는 하루에 손님 10명도 맞기 힘들었다”며 “최근 손님이 부쩍 늘었고 입국객이 늘어나는 오후에는 매우 바쁘다. 올해 하반기에 찾아오는 손님이 상반기보다 체감상 10배 이상 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항 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전모(55)씨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전씨는 “출국 전 들르는 여행객들이 많아졌고 외국인 손님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여름부터 매출이 조금씩 오르면서 지금은 직원도 채용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항공·여행업계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이유로는 일본과 동남아 여행객이 꼽힌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11일 한국 등 68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무비자(사증 면제) 입국을 다시 허용하면서 여행객이 급증했다. 또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폐지로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예약이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중국 노선 회복이 급선무다.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전인 2019년 기준으로 전체 국제선 운항 편수에서 중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보통 중국 여행 상품의 매출 비중이 일본 다음으로 크다. 코로나19 이전에는 20% 이상이었다”며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기조가 완화되길 기대하는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