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동성 확대에 지수형 ELS 10%대 쿠폰 금리 나와
원금보장형 ELB도 8%대 등장···예금 평균 크게 웃돌아
증권사도 유동성 확보 차원서 상품 판매 확대 기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ELS(주가연계증권)와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등 파생결합증권 상품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와 증권사가 이득을 챙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투자자들은 예금보다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고 증권사는 유동성 확보 창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ELS, 변동성 확대에 쿠폰 금리 높아져···원금보장형 ELB도 매력↑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파생결합증권 상품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 통상 증권사들은 저점매수와 고점매도 방식의 헤지 전략을 쓰는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파생결합증권 상품의 운용 수익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내건 상품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수형 ELS의 경우 10%대 상품도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이 이번 주 출시한 ‘ELS 제28493회’는 S&P500, EUROSTOXX50, KOSPI200를 기초자산으로 연 12.6%의 수익률을 내걸었다. 지난달 말 청약 마감된 미래에셋증권의 ‘ELS 33361’(S&P500, EUROSTOXX50, HSCEI)는 기대 수익률이 연 11%였다. 비슷한 상품이 올해 초 연 6~7% 수준의 기대 수익률을 내걸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원금손실구간)가 낮은 상품 중에서도 10%대 상품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시장에 나온 키움증권의 ‘제2123회 ELS’(KOSPI200, S&P500, HSCEI)는 녹인구간이 40%, 6개월 후 도래하는 첫 조기상환 조건이 기초지수의 75%로 일반 ELS 대비 낮지만 기대 수익률은 연 10%다. 삼성증권의 ‘ELS 제28495회’(S&P500, EUROSTOXX50, KOSPI200)도 녹인 40%, 첫 조기상환 조건이 85%로 다른 ELS 대비 안정성을 높였는데 내건 수익률은 연 10%였다.

ELB도 최근 떠오르고 있는 상품이다. ELB는 자금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며 나머지를 위험자산(주식, 주가지수)에 투자한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ELS처럼 조기상환도 가능하다. 기초자산이 하락하더라도 투자 원금은 발행사가 지급하는 원금지급형이라는 측면에서는 ELS에 비해 안전하다. 이에 일반 투자자도 따로 숙려기간을 두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증시가 활황을 보였던 시기에서는 ELB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안정성은 높지만 기대 수익률이 낮았던 탓이다. 그런데 최근 ELB 역시 쿠폰 금리가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말 발행한 ‘ELB 3062’(KOSPI200, S&P500)는 연 7% 수익률을 내걸었다. 이달 들어선 8%대 쿠폰까지 등장했는데 4일 발행되는 키움증권 ‘제385회 ELB’(KOSPI200, EuroStoxx50)는 연 8.4%를 내걸었다. 이는 시중은행 일반 예금 금리 평균인 4%를 훌쩍 넘어선다.

국내외 증시가 그동안 많이 하락한 상태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ELS와 ELB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는 점에서는 ELS의 경우 원금손실, ELB는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 

◇ 증권사 유동성에 보탬될까···ELS·ELB 활기 여부 주목

파생결합증권 상품의 높아진 수익률은 투자자 입장에서도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증권사에도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상품 판매로 발생하는 유동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 증권사는 현재 현금 확보가 절실하다. 부동산 시장 악화로 지급 보증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데, 단기자금 시장 경색이 발생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위험노출액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CP(기업어음) 금리를 높게 설정하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고 ELS와 같이 현금이 유입될 수 있는 상품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상품 판매로 유입된 자금은 규정이 따로 없기 때문에 상품 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파생결합증권 상품이 증권사에 이득이 되기 위해선 증시가 뒷받침해줄 필요가 있다. 완만한 반등 흐름이 나와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기회가 높아질 경우 증권사는 헤지 비용과 같은 자금 운용 비용 부담이 줄게 된다. 여기에 파생결합증권 상품 시장의 활기로 이어져 더 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아직까진 유의미한 발행금액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ELS의 발행금액(원화+외화)은 1조4260억원으로 올해 초 2조~3조원대 대비 규모가 작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ELS 누적 발행액은 25조원 수준이다. ELB는 10월 발행액이 1조1762억원으로 올해 1월 1조2145억원 대비 적지만 지난 7월 이후 가장 많고 지난 10월 ELS 발행액과 유사한 수준까지 성장했다. ELB의 올해 누적 발행액은 8조9588억원이다.  

자료=세이브로. /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자료=세이브로. /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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