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도입·ATS 기틀 마련 등 업적에도 “단임 약속 파기 안된다” 강조
제 6대 금투협회장 선거는 서명석·전병조·서유석·김해준·구희진 5파전 유력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차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나 회장은 임기 중 디폴트옵션(사전 지정 운용제도) 도입과 대체거래소(ATS) 기틀을 마련하는 등 성과를 내면서 연임 도전이 관측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취임시 단임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결정했다.
나 회장은 1일 입장문을 통해 “고심끝에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했음을 밝히고자 한다”며 “5대 협회장 선거 당일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를 지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나 회장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단임 약속을 파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협회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엔 무엇보다 공정한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 회장은 지난 2019년 말 치러진 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76.3%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했고 이듬해인 2020년 1월 3년 임기의 금융투자협회장에 취임했다.
나 회장은 임기 중인 지난 7월 디폴트옵션 도입이라는 업적을 쌓았다. 디폴트옵션은 금융투자업계의 오랜 숙원으로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어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운용하는 제도다. 나 회장은 그 외 ISA 확대 개편, 금융투자 세제 선진화, 대체거래소 기틀 마련 등의 성과도 냈다.
나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회장 선거는 5파전이 유력해졌다. 현재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등 5명이다.
다음은 나 회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금융투자협회장 나재철입니다.
오늘 저는 고심끝에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했음을 밝히고자 합니다. 그동안 일부 회원사 CEO분들이 재출마 권유를 해주셨지만 새로운 회장이 자본시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우선 5대 협회장 선거 당일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를 지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저의 협회장 재임 기간에 디폴트옵션 도입이나 ISA 확대 개편, 금융투자세제 선진화 등 많은 성과가 있었고, 또 앞으로 ATS 설립 등 마무리해야 할 일도 많은 만큼 연임에 도전하라는 권유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명분으로도 단임 약속을 파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그동안 출마 선언을 한 후보들은 모두 자본시장을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분들입니다. 저를 대신해 우수한 협회 임직원의 도움을 받아 자본시장 활성화를 이뤄낼 만한 역량이 충분하다는 믿음이 저의 어깨를 가볍게 했습니다.
셋째,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로 신용경색이 풀려가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자금시장 정상화를 지원해야 할 엄중한 시기에 현직 협회장이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그간 협회장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느라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저의 건강에 대한 가족의 염려는 높아만 갔습니다. 이를 외면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부족한 제가 3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정부 및 감독 당국의 여러분들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협회 임직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 말씀 드립니다. 아울러 한결같이 저를 지지해주신 회원사 대표님들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됐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협회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엔 무엇보다 공정한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추진했던 과제들을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올해 말 협회장직을 마무리하지만 앞으로도 변함없이 자본시장을 응원할 것입니다.
그간 자본시장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성원을 아끼지 않은 출입기자 여러분에게도 감사 말씀드리며 여러분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