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2017년 3분기 이후 컨퍼런스 콜 미개최·
사업 현황·비전 들을 수 있는 중요 행사
투자자 소통 강화 위해 열릴 필요 있어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지난 24일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많은 전자 업종 상장사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어닝 쇼크’를 피하지 못했지만, LG이노텍은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에 납품하는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공급량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단 분석이다.
LG이노텍은 수요 급감에 따른 전례 없는 전자업계 위기 속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지만, 별도의 컨퍼런스 콜을 개최하지는 않았다. 상당수의 대기업 상장사들이 컨퍼런스 콜 행사를 여는 것은 물론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 그룹 계열사들의 움직임과도 상반된다. LG이노텍은 지난 2017년 3분기를 마지막으로 5년째 컨퍼런스 콜을 열지 않고 있다.
LG이노텍은 컨퍼런스 콜 개최 여부가 기업의 선택 사항이란 입장이다. 주주총회 및 투자자 대응·관리(IR) 담당 부서와 전화 연결이 가능한 만큼 개인투자자들과의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컨퍼런스 콜 재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물론 컨퍼런스 콜 개최는 상장사의 의무가 아니다. 그러나 컨퍼런스 콜은 해당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사업 계획과 시장 전망을 들을 수 있는 중요한 행사다. IR 부서 담당자뿐만 아니라 평소에 접촉하기 어려운 경영진과 각 사업부의 임원들이 사업 현황과 향후 비전을 발표한단 점에서 주주들에게는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 때문에 컨퍼런스 콜 주요 참석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언론사의 취재진이지만, 주주 소통 강화 및 이해 제고 차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질문을 사전에 취합하는 상장사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들의 컨퍼런스 콜 질문을 받고 있다.
한국IR협의회의 ‘상장법인 IR 모범규준’에 따르면 IR은 상장법인과 투자관계자 사이에 가장 효과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한국IR협의회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상장사의 경영 내용, 사업 계획 및 전망 등을 공유하는 기업설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을 권고한다.
이같은 기준으로 본다면 LG이노텍의 IR 활동은 낙제점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상장사로서 투자자 및 시장과 적극 소통해야 한단 의무가 있다. 컨퍼런스 콜은 투자자들이 양질의 정보를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소통창구이기 때문이다. 빠른 시일 내에 LG이노텍의 컨퍼런스 콜이 열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