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일부터 코세페 진행···일부 기업들 참여 안하기로
유통 기업들 연말 쇼핑 축제 중단하거나 조용히 진행키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코세페는 유통가 최대 쇼핑 축제로 꼽히지만 예년과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지난 주말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 참사로 유통기업들은 자체 행사 참여를 취소하거나 마케팅을 중단하고 있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민국 쇼핑 주간, 코세페’를 11월1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코세페는 정부와 전국 17개 시·도가 후원하는 할인행사다. 코세페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참여기업 수는 지난해(2155개)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인 2300개정도로 추측되고 있다.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개막식이 취소된 3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작업자들이 코리아세일페스타 홍보 현수막을 잠시 떼어내고 있다. 코세페 주간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개막식이 취소된 3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작업자들이 코리아세일페스타 홍보 현수막을 잠시 떼어내고 있다. 코세페 주간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 사진=연합뉴스

특히 추진위는 올해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생활·밥상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소비심리 회복에 적극 나설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만 올해 코세페는 예년과 달리 차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9일 밤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150명 이상이 사망하는 대규모 참사가 일어났다. 정부가 11월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한 만큼, 유통기업들은 핼러윈 프로모션을 즉각 중단하고 관련 행사를 보류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코세페 측은 이날 예정됐던 개막식도 취소했다.

신세계·현대·갤러리아백화점을 비롯해 이마트·홈플러스, GS리테일, CU 등 유통기업들은 핼러윈 관련 인테리어를 모두 철거하고 관련 행사를 취소했다.

가장 주목받았던 유통 맞수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도 마케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우선 신세계그룹은 입점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핼러윈 매장 이벤트나 장식물 등을 각 매장들과 협의해 취소하거나 철거했다. 이마트도 점포 내 핼러윈 관련 게시물이나 홍보물을 모두 제거했다.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올해 인수했던 만큼 빅스마일데이와 쓱데이를 동시 개최할 예정이었다. 역대급 할인 규모로 파격적인 쇼핑 혜택올 제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됨에 따라 쓱데이 등 대형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고객과 직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모든 사업장에 대한 철저하고 세심한 안전 점검을 통해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마트·롯데온(이커머스)·세븐일레븐 등 ‘롯데유통군’이 지난 27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대형 통합 마케팅 행사 ‘롯케데이’ 마케팅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대신 가격 할인 등을 진행하는 롯키데이 행사 자체는 고객과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키데이 관련 매장 내에서 진행하던 벨리곰 소환 이벤트 등은 전부 중지했고 대외적으로 롯키데이를 알리는 마케팅, 홍보활동은 전면 금지됐다”고 했다. 다만 “롯키데이 할인 행사가 생필품 위주고 고객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할인은 행사 종료일까지 최대한 조용하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1월부터는 통상 유통업계 쇼핑 대목으로 꼽히긴 하지만 매장 내 음악을 끄고 운영하거나 소극적으로 할인행사에 나서는 중”이라며 “핼러윈 데이를 겨냥한 프로모션이나 행사는 진작에 취소하고 조용한 연말을 준비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번 이태원 참사로 쇼핑 대목을 맞은 유통업계는 매출 감소로 인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사회적으로 추모, 애도 물결이 이어지면서 유통업계 전반 매출이 10%가량 하락한 바 있다.

코세페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이태원 사고의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으로 개막식은 취소했다”면서 “31일까지 기업 참여 모집을 받고 있는데 참여를 취소하는 기업도 여럿 있어 일단 참여 기업들을 집계하고 있고, 코세페 행사는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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