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연, 이자부담 가구 가계소비 위축 보고서
대출 이자 부담 가구, 실질 소비 2.4% 줄여

이자부담 가구비중 및 이자비용 금액과 증가율
이자부담 가구비중과 이자비용 금액 및 증가율 /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매달 대출 이자비용을 내는 가구는 전체의 35.7%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은 고물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나 대출에 따른 이자부담이 향후 가계소비 위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0일 발표한 ‘고조되는 이자 부담 가구 중심 가계소비 위축 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미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매달 비소비지출에서 이자 비용을 지급하는 이자 부담 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35.7% 수준으로 집계됐다.

2019년 상반기 32.2%에서 2020년 상반기 31.8%로 줄어드는 듯 했으나 이후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며 영끌로 빚을 내 투자하는 이들이 늘자 작년 상반기엔 34.8%로 치솟았고, 올 상반기에도 분위기를 이어가며 1년 전보다 0.9%p 상승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이자 부담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이자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한 약 23만원이었다.

특히 이자를 부담하는 가구일수록 소비지출이 위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가구는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이 0.6%를 기록했다. 이자를 내지 않는 가구는 2.5%로 증가율이 비교적 높았던 반면 이자 부담 가구는 실질 소비지출이 2.4%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이자부담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비율)은 66.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9%p 하락했다. 이자 미부담 가구의 경우 상반기 평균소비성향이 전년 동기보다 3.0%p 떨어진 65.5%로 하락 폭이 비교적 적었다.

신지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자 부담 가구는 실질 구매력의 회복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가계의 소비성향과 실제 소비지출도 크게 약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취약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민간 고용시장 안정화를 통해 가계소득, 소비심리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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