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테카바이오, AI 신약 클라우드 플랫폼 'STB 클라우드' 내달 중순 론칭
슈퍼컴퓨팅도 내년 준공 예정···3000대에서 1만대 규모로 인프라 확장
"STB 클라우드 신사업 통해 매출 발생 기대···글로벌 시장 공략할 것"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 신테카바이오가 신규 사업인 AI 신약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공개했다. 국내외 신약개발사들의 신약 후보물질 도출과 개발을 돕겠다는 취지다. 국내 AI 신약개발사 중 최초로 상장에 성공했지만, 수년째 매출이 정체돼 있는 데다 주가 흐름도 부진한 상황에서 사업성을 입증해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신테카바이오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사업 추진 현황과 향후 사업 계획 등을 발표했다. 최근 실적 부진을 극복할 신성장동력으로 슈퍼컴퓨팅 센터 설립 계획과 AI 신약 클라우드 플랫폼 'STB 클라우드' 서비스도 공개됐다.
2009년 설립한 신테카바이오는 2019년 12월 AI 신약개발 기업 중 가장 먼저 코스닥에 입성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합성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AI 플랫폼 '딥매처(DeepMatcher)', 신생항원을 발굴하는 '네오에이알에스(NEO-ARS)' 등을 개발해 AI 신약 초기물질 발굴 및 항암백신 개발을 위한 신생항원 발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는 2019년 유한양행과 전략적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이어, HK이노엔, JW중외제약, 한미사이언스 등 국내 여러 바이오 기업들과 신약 후보물질 발굴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엔 신테카바이오의 대표적인 플랫폼 딥매처에 최종 단계인 ‘DMC-MD’ 과정을 추가해 고도화하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진행한 대규모 약물재창출 프로젝트도 확대될 예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3300개 약물의 신규 타깃과 새로운 적응증을 발굴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희귀질환치료제, 단백질 분해 표지 효소(E3 ligase) 등의 후보물질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STB 클라우드가 신테카바이오의 신사업으로 추가됐다. 이병호 신테카바이오 플랫폼사업부 총괄부사장은 "STB 클라우드는 신테카바이오의 자체 슈퍼컴퓨팅 클라우드 기술에 딥매처 등 AI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더해, 기존 AI 신약개발 기술보다 높은 성능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동일 시간, 동일 연구비를 투입했을 때 더 다양한 약물을 검토할 수 있고, 후보물질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신테카바이오는 플랫폼사업부를 신설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기술 경영전문가인 이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유한양행, CJ제일제당 등에서 연구원을 지낸 데 이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종근당 등에서 전략 및 신사업기획, 사업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이 부사장은 국내외 연구개발자들이 STB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단 클릭 몇 번만으로 Hit 후보물질을 3주 안에 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달 중순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되는 STB 클라우드에는 'DeepMatcher-Hit',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개인 맞춤 정밀의료 플랫폼 'NGS-ARS'가 탑재되고, 내년엔 DeepMatcher-Lead', 'NEO-ARS'가 적용되는 등 계속해서 고도화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신테카바이오는 STB 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와 STB 클라우드 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신테카바이오는 내년 대전 둔곡지구에 슈퍼컴퓨팅센터 준공도 앞두고 있다. 현재 3000대 규모의 슈퍼컴퓨터 인프라는 1만대 규모까지 확대돼 신테카바이오가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AI 신약개발 프로젝트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신사업들이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평가다. STB 클라우드 고객사가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큰 규모의 매출 발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신테카바이오는 2019년 상장 이후 매출이 10억원을 밑도는 등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올 상반기 매출도 1억원대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2019년 50억원대에서 지난해 89억원 규모로 늘었고, 올 상반기엔 5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폭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혜경 신테카바이오 경영총괄 사장은 실적과 관련해 "현재로선 고객사들과 공동연구가 진행 중인 만큼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게 맞다"면서도 "고객사들이 임상에 진입하거나, 내달 출시되는 STB 클라우드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리며 실적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