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진단사업 외연 확대 위해 합병 전문가 영입···업체 “시너지 낼 기업 찾고 있다”
상반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4630억원···MSCI 지수 제외 여부도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천종윤 씨젠 대표가 올 상반기 매출과 수익성 하락을 경험했다. 최근 2년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특수를 누렸던 천 대표와 씨젠은 진단사업 외연 확대를 위한 취지로 전문인력을 영입한 데 이어 인수합병 업체를 물색했지만 현재까지 성과가 없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분자진단 시약 및 키트를 핵심 사업으로 진행하는 기업이다. 씨젠 최고 경영자는 천종윤 대표이사 사장이다. 1957년생인 천 대표는 테네시 주립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수여 받은 후 하버드 의대, 버클리 대학교 박사 후 연구원을 역임했다. 국내에서는 이화여대 생물과학과 교수 경력을 갖고 있다.
씨젠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9년 1220억원, 2020년 1조1252억원, 2021년 1조3708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올 상반기 5799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1% 하락했다.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PCR 검사가 크게 줄었으며 각 국가별로 기존 보유한 진단시약을 검사에 활용한 것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영업이익은 2019년 224억원, 2020년 6762억원, 2021년 6667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는 2127억원으로 37% 감소했다.
최근 씨젠 경영 이슈는 인수합병 대상 기업을 최대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찾아내는 데 성공하느냐 여부로 요약된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씨젠은 진단사업 외연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인수합병 업체를 지난해 초부터 물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 씨젠은 인수합병 전문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박성우 전 대림산업 CFO를 부사장으로 영입, 인수합병 등 투자전략을 맡긴 바 있다. 그는 JP모건과 삼성증권 등에서 투자은행 관련 직무를 맡았던 전문가다.
올해 들어서는 투자기획실을 신설, 노정석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기획담당을 영입했다. 노 전무도 복수 기업에서 투자 실무를 주도했던 인수합병 전문가로 분석된다. 씨젠은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6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말 3081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4321억원으로 확대된 추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같은 풍부한 자금력이 타 업체 인수합병 추진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박성우 부사장 영입 시점인 지난해 2월을 기준으로 1년 8개월여가 경과됐지만 현재까지 구체적 인수합병 성과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씨젠 관계자는 “현재 씨젠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있다”며 “사업 내용이나 매출 규모 등 인수합병 대상 기준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지난 7월 사모펀드와 손잡고 미국 체외진단 업체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를 2조원에 사들인다고 발표한 것과 대조적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 추진이 공개적으로 진행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모로 부담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인수합병이 성사돼야 이를 바탕으로 씨젠의 중장기적 성장 기반 강화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젠이 MSCI 지수에서 제외될 지 여부도 최근 이슈다. MSCI지수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자회사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 지수다. 유수 글로벌 펀드 투자 기준이 되는 주요 지표인데 오는 31일까지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11일 반기 변경 발표에서 확인된다. 현재로선 씨젠이 MSCI지수에 잔류할 가능성과 제외될 가능성 모두 관측되는 상황이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씨젠 등 진단키트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는 3분기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씨젠은 인수합병 대상 기업을 신속하게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