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고발’ 압박에 ‘지각출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최 회장은 당초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여야가 고발 및 동행명령 등을 예고하며 압박하자 뒤늦게 출석을 결정했다.

최 회장은 24일 오후 8시 30분 국회 과방위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송구스럽습니다”란 말만 남긴 채 국감장으로 입장했다.

당초 과방위는 카카오톡 먹통 사태 원인이 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의 관리 책임을 묻기 위해 최 회장을 과기정통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지난 21일 오후 11시경 과방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를 두고 여야는 종감에서 최 회장에 대해 증인 출석을 재차 요청했고, 불출석 시 고발 및 동행명령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여야가 최 회장의 증인 출석을 압박하고 나서자, 돌연 출석했다.

최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책임을 느끼고 있다. 피해를 보신 많은 사용자와 고객사들께 죄송하다. SK그룹은 이 사태를 최대한 잘 수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몇 달 전부터 예정된 포럼을 사정상 미루게 된다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단 점 때문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포럼을 빨리 끝내고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그룹 차원의 피해보상 계획 및 재발방지책 마련을 논의하고 있냐는 질문에 “SK C&C 차원의 논의는 물론이고, 다른 회사에도 이런 일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을 조사해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고객사의 피해보상과 관련해서도 고객사와 협의를 통해 최대한 빨리 보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과방위는 최 회장 외에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 강종렬 SK텔레콤 ICT인프라담당 사장,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부사장, 권준혁 LG유플러스 네트워크부문장 전무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다만 이날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김범수 센터장과 박성하 대표에 집중됐다.

한편 과방위는 지난 21일 과방위 방통위 종감에 출석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김 사장은 구글코리아의 정책과 주요 사업 현황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 “잘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김 사장이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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