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후 증시 첫날 142만여주 집중···카뱅에도 공매도 폭탄
5거래일간 카카오 주가 약 5%↓···증권사들은 목표 주가 하향

남궁훈 각자대표와 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대국민사과를 했다. /사진=카카오출처 : 시사저널e -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http://www.sisajournal-e.com)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와 홍은택 각자대표가 지난 1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카카오에 공매도 물량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주요 서비스에 전산 장애가 발생한 이후 개장한 증시에서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도 공매도 폭탄을 맞았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 공매도량은 141만6977주로 집계돼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거래금액에서도 1위에 올라 673억8563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카카오에 쏟아진 공매도 폭탄은 지난해 5월 3일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난해 5월 3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면 금지된 공매도 거래가 부분적으로 재개된 날이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린 뒤 매도해 차익을 얻는 투자 전략으로 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이 대상이다.

지난 17일 공매도량은 정치권에서 카카오 규제가 거론된 1년여 전 물량보다도 많다. 지난해 9월 7일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카카오의 불공정거래 근절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다음날인 8인 카카오에는 124만4735조의 공매도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카카오 주가는 8일 하루 동안 10% 이상 급락했지만, 지난 17일 공매도 물량보다는 17만2242주 적다.

공매도 물량이 두 번째로 많은 종목도 카카오뱅크(112만4745주)였다. 하루 거래대금은 183억7319만원으로 카카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카카오 주가는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하락세다. 지난 21일 기준 카카오 주가는 4만8850원으로 주요 서비스 장애 이후 4.96% 떨어지면서 5만원선이 깨졌다.

증권사들도 카카오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대신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KB증권 등은 11만원으로 설정했던 카카오 목표 주가를 각각 18.18%, 20.91%, 29.09%, 40.91% 낮췄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피해 및 향후 비용 증가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6.8%, 6.1% 하향 조정한다“며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할인율을 상향 조정한 것이 목표주가 변경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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