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여파···당분간 상승 기조 지속
월세 전환 증가 예상···청년층 상환 부담도 ↑

시중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되고 내달에도 기준금리가 오르면 연말에는 8%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전세를 월세를 전환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단 관측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 보증, 신규코픽스 6개월 연동 기준)는 지난 22일 기준 연 4.540~7.057%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말 금리(연 4.260∼6.565%) 대비 하단과 상단이 각각 0.28%포인트와 0.49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3.390∼4.799%)과 비교하면 하단은 1.150%포인트, 상단은 2.258%포인트 올랐다.

코픽스 금리가 이달 신규취급액 기준 0.44%포인트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지난달 말보다 하단과 상단이 각각 0.580%포인트, 0.495%포인트 올라 연 5.09∼7.308%를 기록 중이다.

전세대출 금리는 당분간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 12일 단행한 빅스텝이 내달 코픽스에 반영되는 데다 다음달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에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돼 한은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린단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11월 금통위(금융통화위원회) 이전 많은 요인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3%인 기준금리가 내년 초까지 3.5% 이상으로 상승하면 연말 대출금리는 8%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를 넘어서는 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전세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전월세전환율은 5.8% 수준으로 전세대출 금리가 이보다 높아지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전세대출 대부분이 변동금리형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상승에 따른 세입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전세대출 차주의 60% 이상이 20~30대여서 청년층의 상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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