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온라인 커뮤니티도 잇단 게시물 올려···허영인 SPC 회장, 21일 사과

20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0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상구 기자] 경기도 평택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 사고를 계기로 최근 대학가에서 SPC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5일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 작업을 진행하다 끼임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해당 공장은 사고 현장에 천을 둘러놓은 채 다른 기계에서 작업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지며 비판받고 있다. 

이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발표’를 통해 최근 발생한 SPL 안전사고와 관련, 사과했다. 그는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 안전경영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대학가다.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지난 20일 ”피 묻은 빵을 만들어온 죽음의 기계, 이제는 함께 멈춥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캠퍼스 게시판에 게시했다. 대자보에서 비서공은 ”SPC 그룹은 최소한 안전 설비와 인력 충원마저도 비용 절감 대상으로 삼아오며 결국 청년 노동자 생명까지 앗아가고 말았다“며 ”SPC 그룹이 사망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불매 운동에 동참하자“고 촉구했다. 

이같은 내용의 대자보는 캠퍼스 내 SPC 계열 점포 인근 벽과 SPC 농생명과학연구동에도 붙여졌지만 21일 떼어졌다. SPC 연구동은 지난 2009년 11월 SPC 그룹과 허영인 회장이 공동 출연한 기부금으로 설립됐다. 당시 설립 취지는 기업의 사회 공헌을 확대한다는 명목이었다.  비서공은 ”앞에선 사회적 책임과 사회 공헌을 외치는 그룹의 반사회적 위선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성공회대 노학연대모임 ‘가시’도 최근 학교 게시판과 양재동 SPC 본사 앞에 ”노동자 죽음으로 만든 파리바게뜨 빵과 SPC를 불매한다“는 대자보를 붙였다.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화여대 커뮤니티는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 던킨, 샤니, 삼립식품 등 SPC 그룹 계열사 목록을 공유했다. 건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도 ”불매운동은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상황을 기업이 인지하게 하는 수단“이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번 사건과 불매운동이 그동안 각종 안전사고에 미흡한 대처와 인명 경시로 비판 받았던 기업들의 안이한 인식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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