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룩스·AUO·한스타 지난달 매출 총합, 6개월 만에 증가
수요 화복 더뎌 업황 반등 어려워···“패널 출하 증가는 기저효과”

이노룩스·AUO·한스타 매출 총합 추이. /자료=DSCC,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인 이노룩스, AUO, 한스타의 지난달 매출 총합이 전월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하락폭은 크지만, 매출이 전월보다 증가한 건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업황이 바닥을 쳤단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매출이 증가하는 계절적 특성과 시장에 재고가 많이 쌓여있단 점을 감안하면 업황 본격 반등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야 가능하단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이노룩스, AUO, 한스타의 지난달 매출은 각각 170억대만달러(7541억원), 163억대만달러(7230억원), 10억대만달러(443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개사 매출은 모두 40% 이상 감소했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이노룩스는 11.1%, AUO는 1.9% 늘었다. 이노룩스는 3개월, AUO는 4개월 만에 전월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3사의 매출 총합은 343억대만달러(1조5218억원)로 전월보다 5% 늘면서 5개월 연속 감소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달 대형 패널 출하량도 전월보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노룩스는 923만장, 한스타는 54만장의 패널을 출하해 전월 대비 각각 7%, 9% 늘었다.

이에 대해 DSCC는 LCD 패널업체들이 바닥을 쳤단 희망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9월 매출이 소폭 증가해 4분기에는 개선을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TV용 LCD 패널가 하락세도 멈췄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10월 상반월 LCD 패널가는 대부분의 사이즈에서 보합세를 보였다. 85인치 가격은 전월보다 3.3% 떨어졌지만, 32, 43, 50, 55, 65, 75인치 등 패널가는 전월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호황이 끝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가 시작되면서 LCD 패널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곧 하락세였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의 LCD 생산라인. /사진=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가동률을 낮추고, 재고 소진에 집중하면서 LCD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은 것”이라며 “사실 LCD 패널가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낙폭은 멈출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최악의 상황은 지났고, 더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패널가 상승세 전환 및 업황 반등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와 BOE 등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공장 가동률을 60% 이하로 낮추면서 공급량은 감소하는 상황이지만, 수요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 부진 심화로 올해 TV 판매량 전망치는 계속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LCD TV 출하량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약 5% 감소한 1억9735만여대로 잡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노룩스의 패널 출하 증가는 지난 7월 전월 대비 감소 폭이 26.2%를 기록하면서 지난 10년 사이 역대 최대 감소를 나타낸 이후 기저 효과로 해석해야 한다”며 “8월과 9월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세트업체들의 패널 재고 축적이 늘어나는 시기로 지난해 8, 9월에도 이노룩스 대형 패널 출하는 2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4분기에는 다시 하락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수요 반등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LCD 패널가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거시 경제 변수가 많아 업황 반등 시기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빨라야 공급 과잉이 일부 해소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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