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보좌역 위촉···고문 역할 수행 예정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은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으로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직할 예정이다.
18일 삼성전자는 생활가전사업부장 교체를 발표하며 이 사장 사임 배경과 관련해 “개인적 이유”라고만 밝혔다. 한 부회장의 생활가전사업부장 겸직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지난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2020년 1월 인사 때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임명돼 가전 사업을 이끌어왔다. 같은 해 12월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삼성전자 창립 이래 최초의 생활가전 분야 출신 사장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 사장은 생활가전 분야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로 냉장고개발그룹장,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역임했다. 맞춤형 가전제품인 ‘비스포크’ 시리즈와 무풍에어컨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최근 세탁기 불량 사태와 관련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최종 명단에서는 빠져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산자위는 세탁기 불량 조치 과정을 질의할 예정이었으나 당시 이 사장은 엘살바도르 정부 관계자를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했다.
이 사장은 오는 21일 열리는 종합 국감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국회 출석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 드럼세탁기 일부 모델에서 빨래 도중 폭발음과 함께 유리문이 깨지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삼성전자 경영진의 국감 출석이 추진됐다. 삼성전자는 유리문 파손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무상으로 도어 교환 서비스를 진행했다.
현업에서 물러나는 이 사장은 대표이사 보좌역으로 위촉돼 고문 역할을 맡는다. 가전 사업 자문과 지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직하는 한 부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DX부문장으로 완제품 사업을 총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