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디지털 폰트 제작사 '산돌', 이달 말 코스닥 상장 예정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 신사업 집중···"창작자들 통합 지원"
동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 계획도···"글로벌 폰트사 M&A 추진"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국내 최초 디지털 폰트 기업 산돌이 이달 코스닥 입성을 앞두고,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사업인 글자체(폰트) 서비스를 넘어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목표에서다. 동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폰트 제작사와의 인수합병(M&A)도 추진 중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산돌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하고, 이달 27일 상장할 예정이다. 최근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는 1만8800원으로 확정됐다. 산돌은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되는 280억원 규모의 자금으로 신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산돌은 1984년 설립한 국내 최초 디지털 폰트 전문 벤처기업으로, 아이폰의 기본 폰트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맑은고딕' 폰트를 개발했다. 삼성전자, 현대카드, 배달의민족 등 국내 기업들의 전용 폰트도 제작해 한글 폰트 기획 역량을 인정받았다.
산돌은 폰트 기획 및 제작 사업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확대해 왔다. 2008년 이모티콘 제작 및 캐릭터 라이선스 자회사 '산돌티움'을 설립해, 카카오톡의 '바른생활' 이모티콘 등을 개발하며 한글 문화 상품 전문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2014년엔 국내 최초 클라우드 폰트 스트리밍 서비스 '산돌구름'을 론칭하면서 접근성이 확대됐고, 지난 8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산돌구름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총 2만4000여종에 달하는 폰트를 46개 국어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엔 인공지능(AI) 기반의 산돌구름의 폰트 이미지 검색 전용 모바일 앱 '폰트폰트'도 선보였다.
최근 산돌은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설립한 블록체인 및 AI 서비스 자회사 '산돌 메타랩'을 통해 지난 4월 한글 폰트 NFT 프로젝트 '티피'를 출시했다. 블록체인을 통해 창작자들이 스스로 작품을 올리고 거래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산돌은 이달 말 상장을 통해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 성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우선 콘텐츠 창작자 지원에 초점을 맞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필수 요소인 이미지, 음원∙영상 콘텐츠, 템플릿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산돌은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 회사 벨루가, 음원·영상 콘텐츠 회사 모스트콘텐츠 등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최근엔 드라마 OST 제작사와 AI 기반 웹툰 자동번역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향후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다.
산돌 관계자는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 신사업은 아직 구체화되진 않은 상황이지만, 크리에이터들이 산돌 서비스를 통해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통합 지원 플랫폼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지금도 여러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 창작자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돌은 다국어 폰트 제작 및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올해 4월 라틴 및 베트남, 태국어 등 글로벌 폰트를 제작하며 확보한 동유럽 시장을 필두로 점차 확대해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