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 지난해 3위서 10위로 밀려나···카카오는 10위권으로
‘플레이투언’ 신드롬 일으킨 위메이드, 6위서 20위권으로 추락
금리 급등기 맞아 성장주 투심 악화 영향···트렌드 또 바뀔 수 있어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 들어 국내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그룹의 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코스피에서는 ‘빅테크’, 코스닥 시장에서는 ‘게임주’가 지난해와 달리 시총 상위 그룹에서 밀려나고 있는 모습이다. 금리 상승기와 맞물려 이들 업종에 투자 심리가 악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잘나가던 빅테크의 추락···코스피 시총 순위 요동
1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은 779조원으로 지난해 말 959조원에서 18%가량 줄었다. 코스피 지수가 같은 기간 26%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코스피 상위 우량주들의 하락폭은 크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만 증시 환경 변화에 시가총액 순위가 요동쳤다. 그중에서도 빅테크 기업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빅테크 기업은 지난해 투자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업종이었지만 올 들어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성장주들의 프리미엄이 감소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상황이다.
실제 NAVER의 경우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유가증권 시가총액 3위에 위치했었다. 당시 시가총액만 62조원 수준으로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뒤를 쫓고 있었다. 그러나 올 들어 주가가 60% 넘게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은 26조원으로 내려앉았고 시가총액 순위도 10위로 밀려나게 됐다. 이는 2020년 말 시가총액 순위(7위, 48조원) 보다도 낮아진 것이다.
카카오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50조원의 시가총액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위 6위에 자리했었다. 그러다 올 들어서 주가가 58%가량 내리면서 시가총액이 21조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시가총액 순위로 보면 12위로 10위권으로 밀려났다. 10위권 종목들과 시가총액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추가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순위는 더욱 밀려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들의 자리에는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초 증시에 상장한 2차전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시가총액 111조원으로 SK하이닉스를 밀어내고 시총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시가총액 7위였던 삼성SDI는 시총 규모는 감소했지만 순위로는 한 계단 위로 올라서게 됐다.
◇ 인기 시들해진 게임주, 코스닥 시총 순위도 내리막
코스닥 시장 역시 증시 부진 속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순위 변화가 뚜렷하다. 우선 시가총액 1위 자리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12조원이었던 시가총액이 10조원으로 줄었다. 동시에 2차전지 소재주인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 말 주가 수준을 회복하면서 시가총액 10조원대에 올라섰다. 이로 인해 번갈아 가며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에서 특징적인 점은 게임주의 부진이 있다. 게임주는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의 호응을 받으면서 가파른 주가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른바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중 하나로 각광받는 성장 업종 중 하나였다. 가상화폐와 결합해 ‘플레이투언’(play to earn·플레이를 하면서 돈을 버는 게임) 신드롬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위메이드였다. 위메이드는 플레이투언 방식의 게임을 선도하는 종목으로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중 주가가 10배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은 5조9280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6위에 자리했었다. 그러나 올 들어선 주가가 크게 내리면서 23위까지 내려갔다.
다른 게임주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 코스닥 시가총액 3위였던 펄어비스는 9조원이었던 시가총액이 2조4000억원대로 내려앉으면서 시가총액 7위로 떨어졌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지난해 말 7조원대 시가총액이 2조8700억원으로 감소하면서 5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다만 시가총액 순위 변화는 다시금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금리 급등기를 맞으면서 미래의 실적이 아닌 현재의 실적이 중요해졌고 이는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한 일부 성장주에 독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증시 환경 역시 변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 트렌드는 또 달라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