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시장서 토요타, 폴크스바겐 이어 3위 올라···전기차서도 테슬라·폴크스바겐과 3강 구도
고수익 차량 판매 확대로 수익 개선도···올해 현대차·기아 영업이익 ‘역대 최대’ 전망
로봇, AAM, 자율주행 등 미래모빌리티 광폭 행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취임 2주년을 맞이했다. 정의선 회장은 취임 이후 코로나19 및 반도체 대란 위기 속에서도 판매 증대는 물론 아이오닉5, EV6 등 전기차 전환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정 회장은 자율주행,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진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사상 최초로 글로벌 완성차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2010년 글로벌 판매 5위권에 진입한 지 12년 만이다.
전기차에서도 테슬라, 폴크스바겐과 함께 전세계 시장에서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아이오닉5와 EV6를 중심으로 전기차 20만대를 판매했으며 올해에는 아이오닉6, GV60 등을 통해 3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정 회장의 친환경차 전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앞서 정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 였으나 전기차 시대에선 모든 업체들이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성능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 회장은 단순 판매량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에 집중했다. 전기차는 물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등을 통해 수익 개선에 주력했다.
특히 정 회장 주도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고성능·고품질 차를 꾸준히 선보이며 국내에선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에 밀리지 않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지난 2020년 제네시스 연간 판매량은 10만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0만1415대를 팔아치웠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외 10만3000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다 판매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실적도 대폭 개선됐다. 올 상반기 현대차 매출은 66조2985억원, 영업이익은 4조908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14.9%, 3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도 매출 40조2332억원, 영업이익 3조840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5.2%, 49.8% 늘었다.
연간으로는 현대차와 기아 영업이익이 각각 10조5000억원, 8조2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양 사 모두 역대 최다 실적으로, 2020년보다 4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정 회장은 향후 미래모빌리티 시장에서도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우선 전기차의 경우 2030년에는 연간 총 323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점유율 12%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기아는 13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차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 개발도 본격화한다.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기차 플랫폼 2종을 추가한다.
전기차 생산 능력도 대폭 늘린다. 현대차 울산공장 내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하고,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최대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는 등 올해 약 35만대인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44만대로 늘린다.
자율주행 분야에선 앱티브사와 합작해 만든 모셔널을 통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지난 8월 미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인 리프트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5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 로보택시로 레벨4 자율주행 카헤일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셔널과 리프트는 2023년 완전 무인 수준인 레벨 4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해 미국 전역으로 확대한다.
모셔널은 글로벌 메이저 업체 우버와 올해 말부터 10년간 미국 전역 도시에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통해 카헤일링과 배송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정 회장의 또 다른 주력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는 로봇이 꼽힌다. 정 회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인수합병(M&A)에 나선 분야도 로봇이다. 현대차그룹은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4족보행 로봇 ‘스팟’, 물류형 로봇 ‘스트레치’ 등을 개발하고 양산까지 준비 중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44억달러(약 63조4100억원) 수준이었던 세계 로봇 시장은 연평균 32% 성장률을 기록해 오는 2025년 1772억달러(약 253조원) 규모로 4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또한 정 회장은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강조하며, 땅 뿐 아니라 하늘로까지 모빌리티 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기존 UAM 사업부를 AAM사업부로 확대 개편했다. 미래항공모빌리티(AAM)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과 지역간항공모빌리티(RAM)을 합친 개념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슈퍼널’의 명칭과 사업 및 기술 개발 계획을 공개하고 연구개발(R&D) 역량과 기반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