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시대 도래···시중은행, 발 빠른 수신금리 추가 인상
저축은행도 수신금리 인상 지속···정기예금 평균금리 4.27%
저축銀 “법정 최고금리 제한에 수신금리 올라도 대출금리 못 올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다섯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저축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리 인상 필요성이 커졌지만 법정 최고금리 제도로 인해 대출금리는 쉽게 올릴 수 없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탓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전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한국은행 역사상 두 번째 빅스텝이며 사상 첫 다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다.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 운용 방침을 명확히 하면서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3.5% 수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전날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들은 수신금리 추가 인상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19개의 정기예금과 27개 적금 금리를 최대 1.0%포인트 인상했다. 예금상품은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을 최고 연 3.8%에서 최고 연 4.8%로 1.0%포인트 인상했으며, 그 외 다른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0.3~0.5%포인트 인상했다. 적금의 경우 ‘우리 페이 적금’,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를 1.0%포인트 인상하며 그 외 대부분의 적금 금리를 0.3~0.8%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도 이날 한국은행의 빅스텝 및 시장 상황을 반영해 예·적금 39종에 대해 기본금리를 최고 0.8%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상품별 가입기간에 따라 거치식 예금은 최고 0.8%포인트, 적립식 예금은 최고 0.7%포인트 인상된다. 이번 인상으로 신한은행의 대표 적금 상품인 ‘신한 알.쏠 적금’은 1년 만기 기준 금리가 0.5%포인트 인상돼 4.45%가 적용되며, 정기예금은 대표 상품인 ‘S드림 정기예금’이 1년 만기 기본금리가 0.6%포인트 인상됐다.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추가 인상에 위기감을 느낀 저축은행 역시 수신금리 상향 조정에 나서며 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27%로 9월 말(3.86%) 대비 0.41%포인트 올랐다.

수신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모두 자금 조달비용이 늘어난 것은 마찬가지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조달비용 부담에 따른 수익성 타격이 더 크다. 시중은행은 수신금리가 오른 만큼 대출금리를 올릴 여력이 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제한돼 있는 탓이다.

실제로 9월 말 기준 33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5%에 달한다. 5대 시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가 5.1%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3배 이상 높다.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층은 중·저신용자다. 신용도가 낮은 고객의 경우 연체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를 대손비용으로 반영해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때문에 저축은행은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반영하려고 해도 이미 법정 최고금리에 가까운 금리로 대출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금리를 무작정 높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이 대부분 중·저신용자다보니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 상품을 취급할 수밖에 없다”며 “법정 최고금리 제도로 금리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수신금리는 계속 오르는 반면 대출금리는 더 올릴 수가 없으니 예대마진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면 시중은행은 수신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고 저축은행도 수신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런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며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수신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수밖에 없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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