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급증·월세 인상 한정적···금리 민감성 높아 거래량 급감추세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수년 간 인기를 끌던 꼬마빌딩 거래량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매력이 떨어지며 거래량도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상업용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부동산 플래닛에 따르면 서울 내 꼬마빌딩 매매거래량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4월만 하더라도 230건이 거래됐지만 이후 7월 125건, 8월 99건, 9월 45건으로 줄었다.
1월부터 9월까지의 총 거래량을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꼬마빌딩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친 게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9월엔 총 1386건이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2288건이 거래된 점에 견주어보면 39.4%나 줄어든 수준이다.
강남의 꼬마빌딩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올해 1~7월 매매가 기준 50억원 이하인 강남 3구 업무상업시설 3.3㎡ 당 평균 가격(연면적 기준)은 430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당가가 4633만원이던 것에 비해 7.1% 하락한 것이다.
꼬마빌딩은 연면적이 100㎡를 초과하고 3000㎡ 이하인 상업업무용 빌딩을 말한다. 지난 수년 간 유동성은 풍부하나 주택 대비 느슨한 대출 규제에 자산가들이 시장으로 몰렸다. 15억원 이상의 아파트는 대출이 꽉 막힌 상태이지만 꼬마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은 대출이 매매가의 최대 70% 안팎까지 가능한 영향이다. 건물 및 토지가치 상승과 함께 임대수익까지 얻을 수 있어 자산가들의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이 짙었다.
또한 충분한 레버리지 활용이 가능했던 만큼 월세로 대출이자를 내고 건물 가치 상승분을 챙기려는 투자자도 늘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꼬마빌딩 시장이 당분간 주택시장 못지않게 부침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이 하루 전 기준금리를 0.5%p 인산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는 등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게 점쳐져서다. 실제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2개월 간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3.00%로 2.50%p나 인상된 것인데, 지금 1금융권 대출금리로 건물을 매수하려면 연 5.0% 이상 금리를 내게 된다.
그런데 서울 꼬마빌딩의 수익률은 연 3.0%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강남권은 1% 안팎인 경우도 허다하다. 상업용 건물의 경우 5년 마다 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에 임대료 상승 속도가 더딘 영향이다. 결국 임대수익으로 대출이자도 못 내는 셈이니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밖에 꼬마빌딩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점도 거래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공급부족이라던 주택시장에 금리인상으로 인해 매물이 쌓이는 것처럼 꼬마빌딩 시장에도 점차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레버리지를 충분히 활용해 꼬마빌딩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확실히 매수자 우위의 시장으로 전환됐다”며 “수익률 1%대 미만의 역레버리지 수준의 매물, 또는 옥석가리기를 통해 입지가 열위에 있는 매물들이 서서히 시장에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