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료 안 내는 구글·넷플릭스 포함하면 더 낮아질 듯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해외업체 망 사용료 차이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CP가 통신3사와 체결한 망 사용료 평균단가 차이는 지난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근 5년간 통신사의 국내·외 CP별 대한 망 이용대가 단가 추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연간 10Gbps 이상 트래픽이 발생하는 국내 주요 CP 5개사의 2016년 망 사용료 단가를 100으로 했을 때 지난해 국내 CP 단가는 평균 85.3으로 나타났다. 해외 CP 평균단가 71과 비교해 20% 가량 높다. 집계 기간 중 최대 수준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구체적으로 국내업체 KT 망 사용료 단가는 91, SK브로드밴드 88, LG유플러스 77 등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CP 망사용료 단가평균은 KT 기준 75, SK브로드밴드 68, LG유플러스 70 등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 수치는 국내·외 주요 CP 등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에게 내는 인터넷전용회선 이용 요금,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이용 요금 등 월간 네트워크 비용을 계약 연동용량으로 나누어 산출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CP들의 국내 진출이 늘면서 과거보다 대형 계약이 체결되다 보니 단가가 낮아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즉, 예전 단가에 비해 볼륨 할인이 반영되면서, 전체 매출 규모는 커지더라도 망 사용료 평균 단가가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트래픽 1·2위를 차지하고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구글과 넷플릭스를 포함하면 글로벌 CP의 망 사용료 단가는 더 낮아져, 국내 CP와의 격차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구글, 넷플릭스의 트래픽 볼륨이 아무래도 가장 크니까 이들이 (계약을 체결해) 반영된다면 단가는 훨씬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내 CP들 사이에선 글로벌 CP에 비해 망 사용료 납부에 있어 역차별을 받고 있단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해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전부터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를 고민해왔다”며 “우리가 망 비용을 낸다면 우리보다 (트래픽을) 훨씬 많이 쓰는 해외 기업도 그에 맞는 비용을 내는 게 공정한 경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범수 당시 카카오 의장도 “글로벌업체와 통신사간 계약형태를 잘 알지 못해 정확한 의견을 내긴 어렵다”면서도 “국회에서 공정한 인터넷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대규모 트래픽을 발생하는 CP에게 망 사용료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강화하는 내용이 공통으로 담긴 ‘망 사용료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총 7건이 계류 중이다. 글로벌 CP가 발생시키는 트래픽 양이 급증함에 따라 네트워크와 설비 투자비가 늘어난 통신업계가 재정적 부담을 토로한 것이 법안 발의 배경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에 이어 최근 구글, 아마존까지 소비자를 볼모로 한 입법 저지 움직임을 보이면서 법안 통과는 불투명해졌다. 이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통신3사와 함께 법안 통과를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