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남아 국가보다 통화가치 하락 더욱 클듯”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상승세가 나타났다. 다만 주말이 가까워지면서 분기말 효과로 인해 달러 강세가 소폭 완화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분기말 효과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3개월 새 원화 가치 하락폭이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세번째로 컸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최근 3개월간 원화 가치 하락폭이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세번째로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4분기에도 미국 강달러 영향으로 원화 가치가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블룸버그는 달러 외 31개 주요 통화 가운데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최근 3개월 새 8%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달러 대비 가치가 원화보다 더 하락한 것은 아르헨티나 페소화(-15.2%)와 뉴질랜드달러(-9.2%)뿐이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3분기만 보면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은 10.1%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말 종가 1298.9원에서 9월 말 종가 1430.12원까지 올랐다. 다만, 이달 초까지만 해도 1440원을 넘겼던 환율이 며칠 새 급락하면서 최근 3개월 기준 상승 폭은 8%로 줄어들었다.

문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는 만큼 강달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단 점이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오는 11월과 12월 각각 0.75%포인트, 0.5%포인트를 추가로 인상한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연준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자국 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해 지난달까지 세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 금리 상단을 3.25%로 끌어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의 4분기 기술적 저항선 상단을 116.8 부근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112대를 기록하고 있다.

다국적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도 달러 지수가 4분기에 116.5∼117대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현재 달러 지수가 112대임을 고려해 4분기에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4% 가량 추가 상승할 수 있단 뜻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적 경기후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하다”면서 “달러 이외 통화가 연말까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한국을 포함해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 통화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수출 감소가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기에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더욱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최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행사에서 “원달러 환율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3개월 내 1400원 수준”이라면서도 “연내 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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