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보다는 가상화폐 상황이 낫다"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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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10월 강세론’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서도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번주(3~7일) 한 때 2만달러를 회복했지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의 강경 발언으로 다시 곤두박질 쳤다. 

8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6일 오후 2만달러(2828만원) 선이 다시 무너졌다. 주 초인 4일 상승세를 그리며 2만달러 위로 올라가는데 성공했지만 이내 고꾸라져 7일 오후 1만9800달러(약 2801만원) 부근에서 거래됐다. 

이번 주도 연준의 긴축 정책에 대한 전망이 등락에 큰 영향을 줬다. 주중 상승을 이끈 요인은 미국 노동부의 구인 건수 발표였다. 8월 구인 건수는 전달 1117만건보다 112만건 줄어든 1005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시장에선 연준이 긴축 정책에 있어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왔고,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 

미국의 고용 지표는 연준의 긴축 시계를 가늠하게 하는 주요한 지표 중 하나다. 연준이 금리인상에 가속페달을 밟는 근거는 인플레이션인데, 임금과 직결되는 노동시장 지표가 안정화돼 임금 상승의 우려가 줄어들면 긴축의 강도를 완화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연이어 쏟아내면서 투자심리는 다시 얼어붙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준 이사는 6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렉싱턴에 있는 켄터키 대학에서 '주택시장과 경제전망'을 주제로 가진 연설에서 “9월 고용보고서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인플레이션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끈질기게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 변화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뉴욕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6일(현지 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6.93포인트(1.15%) 내렸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보다 38.76포인트(1.02%)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75.33포인트(0.68%) 떨어졌다. 

특히 비트코인은 보통 10월엔 강세를 기록했기에 이번 하락세는 투자 심리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5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비트코인 10월 시세는 2018년도(-3.84%)를 제외하고 4차례에 걸쳐 상승마감 했다. 2017년(47.61%), 2021년(39.88%), 2020년(27.97%), 2019년(10.27%)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전망은 진행형이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꺾이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가상화폐는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된다. 크립토퀀트 기고자 맥디는 “기관 투자자가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곧 모멘텀(동력)을 잃고 하락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주식시장 대비 비트코인의 흐름은 나쁜 편은 아니란 평가도 있다. FRNT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 스테판 오엘렛은 "통상적으로 비트코인 변동성은 S&P500 변동성의 최소 3~4배인데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미국 증시 낙폭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크립토포테이토도 “비트코인 가격이 조금 더 떨어지면 스마트머니가 다시 유입돼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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