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종 CSO, 의약사업개발·신규·해외사업 총괄···정기적 출근해 현안 지휘, 최 대표 대학 동기
최환원 CMO, 마케팅·광고에 능력 발휘···인사 추천, 조직 신설에 영향력 행사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혁종 CSO. / 사진=광동제약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혁종 CSO. / 사진=광동제약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오너 2세이자 대표이사인 최성원 부회장이 경영하는 광동제약에서 이혁종 CSO(최고전략책임자)와 최환원 CMO(최고마케팅책임자)가 실세로 거론된다. 공교롭게 최 대표와 학맥이 일치하는 이 CSO와 최 CMO 동정을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 최고 경영진은 최성원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최 대표는 고(故)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외아들이다. 1969년생인 그는 광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후 영업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쳐 지난 2005년 사장을 맡았다. 부친이 타계한 2013년 대표이사에 오르며 경영권을 물려 받은 후 사장에 오른 지 10년 만인 2015년 부회장을 맡았다.  

광동제약 임원 구조를 들여다보면 최 대표와 박상영 부사장, 전무 4명, 상무 17명 등으로 단순화된 것이 특징이다. 다른 제약사에 흔히 있는 사장이 부재한 것은 물론 옥상옥으로 고위직을 만들지 않은 대신 단순하면서 명료한 임원 구조를 구성, 운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최 대표의 1인 체제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며 “최 대표가 직접 담당 임원에게 지시하며 꼼꼼하게 각 사업과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 기업이든 오너가 챙기지 못한 현안을 추진하고 오너 결정을 뒷받침하는 실세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매출 1조원을 넘는 대형 업체 광동제약도 다른 기업과 유사하다고 업계는 전했다. 그동안 업계가 파악한 광동제약 실세는 이혁종 CSO라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바이넥스 대표를 맡고 있는 이 CSO는 지난 2020년 5월 바이넥스가 광동제약 자기주식 150만주를 취득하기 위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는데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광동제약은 바이오신사업 확대 기회를, 바이넥스는 유동성 자산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동시에 이 대표는 광동제약 CSO에 선임됐다.  

이어 광동제약은 지난해 1월 조직개편에서 의약사업개발과 신규사업, 해외사업을 이 CSO 산하로 편제, 눈길을 끌었다. 광동제약은 이 CSO가 현재 의약사업 기획과 개발을 담당하는 의약사업개발부문과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모색하는 신규사업팀, 해외 시장을 검토·관리하는 해외사업팀을 총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조직개편 내용이 발표된 후 이 CSO가 광동제약 실세가 됐다는 관측이 있었으며 일각에서는 2인자라는 분석도 제기됐다”며 “당시 이 CSO에 힘이 실린 것은 분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해 3월 바이넥스의 불법제조 논란이 확산됐고 특히 의약품 사업에서 최근까지 구체적 성과가 도출되지 않음에 따라 최근 이 CSO 위상이 일부 낮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반면 광동제약은 이 CSO 역할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이 CSO는 의약사업개발과 신규사업 등에 대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회사에 출근해 현안을 검토,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전문가라고는 하지만 1년 9개월여만에 의약품과 바이오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고 이 CSO를 옹호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광동제약 주변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영입된 최환원 전무를 주목하는 눈이 늘고 있다. 최 전무는 현재 CMO로 전체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SPC클라우드 마케팅플랫폼부문장 경력을 갖고 있는 그는 음료사업 비중이 높은 광동제약의 일반 소비자 대상 마케팅 및 광고 업무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 전무를 광동제약 실세로 판단하는 근거는 적지 않다”며 “우선 능력 있는 인물을 추천, 입사시키는 인사권이 중요한데 공교롭게 과거 SPC그룹에서 같이 근무했던 임원 2명이 최 전무 추천으로 광동에 영입된 것으로 파악돼 그의 영향력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인사권 만큼 조직도 중요한데 최 전무가 영입되면서 CMO 보직이 광동제약에 생겼고 올 들어 조직 2개가 회사에 신설된 것도 그의 영향력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최 대표를 둘러싼 특정학맥도 거론된다. 1969년생 동갑내기인 최 대표와 이 CSO는 서울대 경영학과 88학번 동기다. 두 사람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와 최 전무도 서울대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다. 최 전무는 1971년생이다. 

최 대표는 이전부터 서울대 경영학과 인맥을 중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동제약 사장 출신 모과균 현 KD인베스트먼트 대표(1965년생)도 최 대표의 서울대 경영학과 선배다. 광동제약이 200억원을 투자해 지난 2019년 설립한 자회사 KD인베스트먼트는 광동과 사업 연관성이 있거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업체를 발굴하는 신기술금융업체다. 광동제약 재무관리 담당 설상현 상무도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그는 1974년생이다.  

결국 최 대표가 사장 없이 직속으로 임원들을 관리하는 광동제약 현실에서 실세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적극 활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그들이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업계 전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표가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느냐는 상황에 따라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광동제약은 업계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기업이어서 주목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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