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방문객, 코로나19 이후 첫 100만명 돌파
롯데·신라면세점 자구안 펴지만···고환율이 관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과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올해 8월 면세점 이용객 수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면세점들은 해외 역직구, 자사 마케팅을 펴며 자구안을 펴고 있지만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어 면세점들은 하반기에도 암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면세점협회가 공개한 8월 이용객 수는 내국인 88만9910명, 외국인 14만5863명으로 총 103만5773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96만7475명) 대비 약 7.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내국인 매출은 1393억원, 외국인 매출은 1조4309억원으로 총 1조5700억원가량으로 기록됐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해외여행 수요도 늘고 있다. 그러나 면세점 업종은 리오프닝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면세점 방문객이 100만명을 돌파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규모고, 면세점 최대 고객인 중국 보따리상의 알선 수수료까지 폭등하면서 수익성 또한 꾸준히 약화하고 있다.

또 고환율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면세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넘어섰고, 최근에는 1440원대 안팎을 넘나들면서 면세점 이용객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실제 일부 면세점 상품 가격은 백화점보다도 높다.

이로써 면세점들은 고환율 부담을 낮추고 이용객을 잡기 위한 자구안을 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4월부터 환율 보상 이벤트를 열고 구매 금액에 따라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LDF PAY(엘디에프 페이)를 증정하고 있다. 또 롯데면세점은 해외 직구 온라인몰인 ‘LDF BUY(엘디에프 바이)’에 일본직구관을 오픈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과 달리 엔화는 올해 초 100엔당 1030원대에서 980원대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엘디에프 바이를 통해 인기 일본 상품 250여개를 선보인다. 롯데면세점이 호주법인에서 소싱한 호주·뉴질랜드산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은 선보인 데 이어 일본직구관 오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신라면세점도 오는 11월14일까지 당일 면세 환율이 1400원 이상인 경우 구매금액의 최대 7%에 달하는 ‘환율 보상 혜택’을 지급하다. 혜택은 구매금액의 최대 14%에 달하게 된다. 예를 들어 2000달러 구매시 받을 수 있는 총 혜택은 기존 환율 보상 혜택(15만 S리워즈 포인트)이 합산된 52만 S리워즈 포인트였으나 현재는 환율 보상 혜택인 29만 S리워즈 포인트가 더해진 66만 S리워즈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S리워즈 포인트는 1000포인트당 1달러의 가치를 지닌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고환율로 인한 고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쇼핑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프로모션과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면세점 업계는 자구안을 펴며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고환율이 이어지면 실적 반등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면세점은 리오프닝에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고 면세점 큰 손인 중국 보따리상들도 들어오지 않고 있어 일단 자구안을 펴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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