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I 기술+밀리의서재 IP 활용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공개
“KT그룹 미디어 계열사간 시너지 지속 확대할 것”

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본부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 사옥에서 열린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본부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 사옥에서 열린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설명회에서 콘텐츠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그룹 미디어 계열사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오디오 드라마를 출시했다. KT그룹의 AI가 배우 대신 연기를 하고, OST 편곡까지 한 것이 특징이다. KT그룹은 오디오 드라마 출시를 시작으로 미디어 계열사 간 콘텐츠 제작 시너지 확대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6일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는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 사옥에서 AI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설명회를 열고 드라마 제작 과정 및 향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 AI가 8명 연기하고 드라마에 맞는 OST 편곡도…“제작비·시간 절감”

새 오디오 드라마는 지난해 밀리의서재가 KT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지니뮤직과 공동 제작한 첫 번째 결과물이다. 밀리의서재의 독서 지식재산권(IP)과 KT 및 지니뮤직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드라마는 지난해 밀리의서재 플랫폼을 통해 오리지널 전자책으로 공개된 후 종이책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명 작품이 원작이다. 평범한 동네에 문을 연 휴남동 서점 주인이 다양한 손님과 삶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서로 위안이 돼주는 따뜻한 공감 이야기를 담았다.

드라마엔 이수혁·오연서 등 주연 배우를 포함해 총 19명이 등장하며, 이 중 8명의 배역은 AI 보이스가 연기했다. KT AI 보이스 스튜디오를 통해 구현된 가수 윤도현의 목소리도 등장하고, 서점 손님역으로 등장하는 7명의 목소리도 AI 보이스가 각각 캐릭터에 맞게 연기했다.

지니뮤직-주스의 AI 기반 오디오·음악 창작 프로세스 / 사진 = KT
지니뮤직-주스의 AI 기반 오디오·음악 창작 프로세스 / 사진 = KT

지니뮤직은 지난달 인수한 AI 스타트업 주스의 AI 음악창작 기술을 기반으로 2007년 가수 테이가 부른 ‘같은 베개’를 편곡해 드라마 OST ‘같은 베개’를 제작했다.

주스는 AI가 노래를 듣고 음정의 길이와 멜로디를 파악하는 청음 학습·평가 시스템을 갖췄으며, 이를 디지털 악보로 구현하는 기술도 구현했다. AI가 원곡을 듣고 디지털 악보 형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지니뮤직은 1인 미디어의 증가와 함께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커버음악 시장에서도 AI 편곡 기술이 활발히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주스와 함께 AI 음악창작 기술을 고도화해 나가며 원곡을 보유한 기획사들과 협업해 새로운 형식의 리메이크 음원을 만들고 드라마 OST, 예능 BGM, 경연 프로그램 출전곡 제작, 메타버스 음악창작 등 영역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또 음악 이론을 전혀 몰라도 누구나 AI를 활용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커버곡을 만들 수 있게 하고, 향후 AI 저작권이 인정되면 AI로 만든 음원 IP를 직접 소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본부장은 “AI가 리메이크하게 되면 제작 시간이 단축된다. 또 편곡 느낌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데, AI는 드라마와 맞아떨어지는 편곡이 가능하다”며 “조연들도 다 비용인데, AI 보이스는 상당히 완성도가 높고 단순한 감정표현이나 의문문은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앞으로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본부장(왼쪽)과 김태형 밀리의서재 콘텐츠사업본부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 사옥에서 열린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본부장(왼쪽)과 김태형 밀리의서재 콘텐츠사업본부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 사옥에서 열린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 KT, 미디어 계열사 간 콘텐츠 IP 2차 생산 확대할 것

KT와 지니뮤직, 밀리의서재는 이번 드라마 공동제작을 시작으로 밀리의서재가 발굴한 독서 IP 기반 오디오·영상 콘텐츠 등 2차 제작을 확대하는 등 KT그룹 미디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오디오 드라마를 통해 플랫폼 청취율을 높이고, 이를 다시 새로운 오디오 드라마 제작으로 이어지게 하는 콘텐츠-플랫폼 소비 선순환을 이뤄 나갈 계획이다.

김정욱 본부장은 “밀리의서재가 지난해 한가족이 된 뒤 결합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지니뮤직 타깃층과 유사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소구하기 위해 드라마를 만들게 됐다”며 “오디오북, 드라마 외에 팟캐스트적인 오디오 콘텐츠도 검토 중이다. 오디오 콘텐츠에 있어선 (그룹 계열사간 협업)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협업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형 밀리의서재 콘텐츠사업본부장은 “구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는 독서 콘텐츠를 발굴해 다양한 포맷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밀리의서재가 책 기반 2차 콘텐츠를 선보이며 독서 인구를 확장해온 만큼 앞으로도 KT 미디어 밸류체인 내 협업을 통해 독서 콘텐츠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KT 미디어 계열사인 스튜디오지니, 지니뮤직, 스토리위즈와 함께 공모전을 진행 중인데, 연내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작품을 공개할 것”이라며 “KT의 AI 기술은 AI 보이스뿐 아니라 개인화추천, 완독지수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에도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밀리의서재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오는 25, 26일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청약을 거쳐 11월 코스닥에 입성하는 것이 목표다. 공모 주식 수는 823만4901주로, 예상 시가총액은 1771억~204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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