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존 올레TV 브랜드 지니TV로 변경
’미디어포털‘로 서비스 개편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가 IPTV 브랜드 ’올레TV‘를 ’지니TV‘로 바꾸고 모든 콘텐츠를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미디어포털‘로 서비스를 개편했다. KT스튜디오지니, 지니뮤직, 미디어지니에 이어 IPTV에도 지니 브랜드를 적용해 KT그룹 미디어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한단 전략이다.
4일 KT는 서울 중구 노보텔앰배서더서울동대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디어포털 서비스로 새로운 홈 미디어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2008년 올레TV를 출시한 이후 13년 만에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이다.
강국현 KT 커스터머사업부문장 사장은 “KT의 IPTV는 900만명의 가입자로부터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와 콘텐츠를 갖고 KT의 미디어 생태계를 선순환하는 성장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젠 채널, 주문형비디오(VOD)뿐만 아니라 다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뮤직비디오처럼 TV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넷플릭스·유튜브 등 OTT 콘텐츠 제공···서비스 개편, ’개인화‘에 방점
지니TV의 핵심은 미디어포털이다. 미디어포털은 모든 콘텐츠를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다. 지니TV의 첫 화면은 좌측 메뉴 구조에서 상단 구성으로 바뀌었다. 개편으로 기존에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기 위해 리모컨 방향키를 10회 이동해야 했다면, 이제는 2회 이동만으로 시청이 가능해졌다.
지니TV의 메뉴는 영화·드라마·VOD, LIVE채널, 키즈랜드, 지니앱스, OTT서비스 등 총 5가지 전용관으로 구성된다. OTT서비스 전용관은 스마트TV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지니TV를 통해 복수의 OTT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서비스 초기엔 넷플릭스, 유튜브를 중심으로 제공되며, 내년 초엔 티빙이 OTT 전용관에 추가된다. KT는 향후 국내외 OTT와의 제휴를 확대해, 복수의 OTT를 사용하는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전무는 “(디즈니플러스 등 제휴와 관련해선) 이 자리에서 설명할 순 없지만, 많은 해외 OTT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해외 OTT들이 지니TV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에 모든 OTT가 모여있는 포털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OTT 제휴에 따른 IPTV 서비스 이용료 인상 우려에 대해선 “OTT를 추가할 때마다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겠지만, 할인율이나 프로모션을 최대한 제공해 지니TV와 같이하는 OTT를 조금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요금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외 OTT 사업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AI 큐레이션’은 AI를 기반으로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한다. 미디어 전문 AI 엔진 ‘라이프 스타일 AI 큐레이션’이 최대 1년간 매일 30억건의 이용 로그를 통해 라이프 패턴을 찾아내고, 최근 시청 트렌드와 1만여 개의 감성 키워드·장르로 분류된 콘텐츠 정보와 결합해 콘텐츠를 추천한다. 실시간 방송을 주로 보는 가정엔 5개의 전용관 중 LIVE 채널 전용관을 첫 화면으로 추천하고, 신혼부부에겐 OTT가 전용관 중 가장 앞으로 배치된다. 또한 요일과 시간대별 시청 이력을 분석해 고객이 특정 시간에 자주 보는 채널을 추천한다.
최광철 KT 미디어플랫폼담당 상무는 “KT는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시청하고 구매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 함수를 돌리고 있다”며 “해당 콘텐츠가 고객에게 '잘 어울릴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UX·UI 차원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디어포털은 음성으로 키워드를 검색하면 VOD부터 채널, 앱, 음악, 유튜브까지 한 번에 찾는 기능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지니야 우영우 찾아줘” 라고 하면 VOD부터 방송 편성표의 채널, 지니뮤직에서 제공하는 우영우 OST, 유튜브 콘텐츠들이 모두 검색된다.
지니TV의 새로운 미디어포털 UI는 이날부터 이달말까지 지니TV 셋톱박스A(기가지니A)에 순차 적용되며, 오는 12월부터 지니TV 셋톱박스3(기가지니3)에서도 제공한다.
◇ “IPTV, ‘디지코 KT’ 견인하는 성장 엔진으로 키울 것”
KT는 IPTV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KT그룹 미디어사업 성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KT는 내년 하반기까지 지니TV 가입자 400만명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IPTV 가입자를 확보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현재 KT의 IPTV 가입자는 900만명을 돌파했다.
김 전무는 “지니TV는 과거, 현재, 미래의 콘텐츠를 모두 담은 ‘플랫폼의 플랫폼’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KT의 IPTV는 더 이상 통신 서비스와의 싱크로율을 맞추지 않겠다. 디지코 KT를 견인하는 그룹 미디어의 성장 엔진으로서 IPTV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KT는 미디어사업을 AI 다음으로 성장률이 높은 분야로 보고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며 “가입자 목표 수치는 연말에 다시 말할 기회가 있겠지만, 내부적으로 1000만, 1500만명까지 빨리 가야하지 않겠나 보고 있다. 지니TV로 현재 1300만명의 KT그룹 플랫폼 가입자를 적극적으로 늘려 가보겠다”고 강조했다.
KT는 내년 초 신규 셋톱박스를 출시해 지니TV의 경쟁력을 높인다. KT는 이날 간담회에서 내년 1분기 출시할 신규 셋톱박스 ‘G박스'를 선공개했다. 해당 셋톱박스는 특정 제조사의 TV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OTT를 최적의 화질로 이용할 수 있도록 HDR10+와 돌비비전을 동시에 지원한다. 이밖에도 돌비 애트모스(객체기반 3D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를 탑재해 공간음향 기술을 지원하고, 무선 와이파이 공유기(AP)가 내장된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충전과 건전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친환경 리모컨도 함께 제공된다.
김 전무는 “기가지니3를 12월에 지니TV로 바꾸고, 새로 출시되는 셋톱박스는 고급형으로 분류할 것”이라며 “월정액에 차이를 안 두려고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과거에 제공했던 셋톱박스를 지니TV로 변경하는 것도 단계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기지니3는 기존 시장에 풀린 셋톱박스를 안드로이드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을 거쳤다. 안드로이드A 셋톱박스도 연초부터 판매 중이다. 안드로이드 셋톱박스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연말까지 100만명 정도의 IPTV 가입자가 모일 것”이라며 “지니TV 가입자는 내년 하반기까지 400만명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T는 지니TV를 통해 KT그룹 미디어 회사의 시너지도 강화한다. KT그룹 미디어 벨류체인에서 콘텐츠 제작과 투자 역할을 맡은 KT스튜디오지니, 스카이TV, 지니뮤직의 콘텐츠들을 지니TV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KT는 이달말 경기도 고양 백석역 인근에 5000평 규모의 KT그룹 미디어센터도 구축을 완료해 지니TV 외에도 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의 채널 송출 플랫폼 및 관제 시스템을 이전 통합할 계획이다.
강 사장은 “KT는 급변하는 미디어 콘텐츠 환경에 발맞춰 900만 이상 가입자 기반의 1위 IPTV 사업자를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지니TV로 새출발한다”며 “플랫폼의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미디어포털로 새로운 홈미디어 시대를 열고 국가 미디어 생태계 발전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