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신정동에 24시간 무인 매장 오픈
매장 관리는 프레시 매니저가 직접
판매 금액에 따라 수수료 지급해 수입 증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편의점을 필두로 유통업계 전반에 무인 매장이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에치와이(hy, 옛 한국야쿠르트)도 무인매장 ‘프레딧샵’을 오픈했다. hy는 평소 프레시 매니저 대면이 어려웠던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혀 신규 소비자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hy는 온라인몰과 프레시 매니저를 앞세워 물류서비스 개발, 확장하는데 이어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며 종합유통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hy는 최근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에 무인 점포 ‘프레딧샵’을 오픈했다. hy가 일부 브랜드에 대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 적은 있으나 정식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레딧(Fredit)은 ‘Fresh+Credit’의 합성어로 믿을 수 있는 신선함을 담았다는 의미다.
이번 hy의 프레딧샵은 프레딧 1400여개 취급 품목 가운데 유제품, 밀키트, 샐러드 등 인기가 높은 200여개 제품을 엄선해 판매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생활용품, 반려동물 관련 제품도 구매 가능하다.
이날 기자는 hy의 프레딧샵을 방문했다. 프레딧샵은 간판부터 매장 내부까지 초록색으로 꾸려졌다. 내부는 팝업스토어처럼 hy의 제품부터 최근 hy가 선보인 자체 캐릭터 야쿠의 한정판 굿즈도 있었다. hy는 제품마다 온라인몰 프레딧의 평점과 후기를 잔자가격표에 표시했다. 무인 점포임에도 처음 hy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주는 느낌이었다.
프레딧샵은 셀프 키오스크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다.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는 신용카드, 안면인식 후 출입이 가능하다. hy는 매장 곳곳에 10여대의 CCTV를 달아 매장 전반을 관리하며 보안업체 출동 서비스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했다. 결제는 신용카드부터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페이코 등 간편결제도 가능하다.
이지은 hy플랫폼CM팀장은 “프레딧샵은 hy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 채널”이라며 “무인 매장이 프레딧의 신선, 유기농 콘셉트를 경험하는 공간이자 온라인몰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지는 창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날 프레딧샵 근처를 지나가던 소비자는 “야쿠르트도 무인(점포로) 운영하냐”면서 “굳이 매니저들 안찾아도 돼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따로 매장이 생기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하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hy는 향후 이번 프레딧샵 1호점을 기점으로 추후 프레딧샵 점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로써 일각에서는 프레딧샵이 기존 프레시 매니저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했다. 무인 점포가 많아질수록 기존 대면으로 hy 제품을 판매하던 매니저들의 수입이 줄어들고, 그만큼 고용 인력도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hy는 올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물류 플랫폼 ‘kakao I LaaS’를 통해 ‘프레딧 배송서비스’를 본격화했다. hy는 늘어날 물류를 대비해 충남 논산에 신규 풀필먼트센터를 신축하고 IT를 결합한 통합물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hy는 “프레딧샵 매장 진열과 관리를 프레시 매니저가 돌아가며 담당하고 판매 금액에 따른 수수료를 받아갈 수 있도록 했다”며 “배송 경쟁력 확대를 위해 프레시 매니저 수입 향상을 지속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hy가 이처럼 첫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며 유통전문기업으로 이미지를 굳히려는 데는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기준 hy의 모든 계열사를 합한 전체 매출은 1조원대로 견고한 편이나 영업이익은 2018년 299억원에서 2020년 144억원으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312억원의 손실을 냈다.
hy만 따로 봐도 최근 4년간 매출은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2018년 357억원에서 2019년 501억원으로 올랐다가 20220년 277억원, 지난해 193억원으로 다시 하락세다.
이에 대해 hy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hy는 매출 1조원대를 지속 유지하며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냉장전동카트 코코, 무인 점포까지 오픈하며 대면 운영하는 매니저를 찾지 않아도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향후에도 이러한 서비스를 지속 선보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