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4, 800만원 넘는 보조금과 400km 넘는 최대주행거리로 호평
수입 전기차 판매가격 전반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가성비 전략으로 차별화
내년 보조금 지급 조건 유지 및 원활한 물량 공급, 향후 신차 출시가 과거 위상 회복 과제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전기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고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폴크스바겐이 가격대비 준수한 상품성의 ‘ID.4’를 출시하며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대로 이전의 위상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따르면 지난달 출시한 ID.4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로부터 ‘가성비가 좋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ID.4의 판매가격은 5490만원이며,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405km다. 국고보조금 651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서울시 기준) 186만원을 지급받으면 4000만원 중반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현재 보조금 100% 지급 조건에 해당하는 수입차 모델 중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모델은 폴스타 폴스타2 및 쉐보레 볼트EV·EUV밖에 없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볼보 등 주요 수입차 업체가 엔트리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했지만, 모두 5500만원이 넘어 보조금 50% 지급 대상에 속했다. 최대주행거리 역시 300km대로 ID.4에 비해 뒤처진다. BMW는 아직 iX1을 출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최근 수입 전기차와 국산 전기차가 각각 고가와 중저가로 양분화 되는 상황에서 폴크스바겐의 저렴한 가격대의 전기차에 주목한다. 실제로 폴크스바겐은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차’를 표방하며 다른 수입차 업체 대비 비교적 저렴한 판매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폴크스바겐의 입지 또한 두터운 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폴크스바겐 그룹은 전기차 판매가 활발한 유럽 현지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유럽시장은 중국시장 다음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높은 곳이다.
올해 상반기 폴크스바겐은 유럽 시장에서 약 20만4000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8.2%를 기록했다. ▲스텔란티스 그룹 15.9% ▲BMW 그룹 10.4%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8.9%보다 높다. 폴크스바겐 그룹엔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포르쉐 등이 속해있다. 아우디와 포르쉐의 전기차 모델에도 폭스바겐 그룹의 MEB 플랫폼 및 PPE 플랫폼 등이 적용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내년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 강화 및 차량 가격 인상 가능성 등을 지목하며 ID.4가 100% 지급 조건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ID.4가 보조금 50% 지급 조건으로 밀려날 경우, 상대적으로 브랜드 입지가 높은 벤츠나 BMW 등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브랜드의 높은 입지로 유럽 시장보다 물량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향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ID.4가 국내에 출시된 것은 처음 유럽시장에 공개된 2020년 9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유럽 외 시장에 ID.4가 출시된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하지만, 유럽에 비하면 전기차 신차 출시가 느린 편이다.
전기차 판매 계획과 관련, 폴크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ID.4가 처음 공개된 것은 2020년 9월이지만 본격적인 판매는 2021년부터 이뤄졌다”며 “향후 순차적으로 ID 패밀리가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폴크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사태 여파로 2015년 3만5778대에 이르던 판매량이 지난해엔 1만4364대까지 줄었다. 올해 1~8월 폴크스바겐은 8586대를 판매하며 경쟁사 볼보의 판매량(8556대)를 근소하게 앞서며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 4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