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의 5배···"국민 상대로 손쉬운 이자장사" 비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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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대부분 수익을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 차이)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금융지주회사 수익 등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는 지난해에만 이자이익으로 44조9000억원을 벌어들였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9조5000억원에 그쳤다. 이자이익이 금융투자수익에 해당하는 비이자이익의 5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양 의원은 이 같은 국내 금융지주들의 수익구조는 미국의 주요 금융지주회사인 JP모건체이스(제이피모건체이스·JP Morgan Chase)가 지난해 비이자이익으로 693억3800만 달러(전체 금융수익의 57%), 이자이익으로 523억1100만 달러(전체금융 수익의 43%)를 번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2016~2021년 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들의 수익구조를 보면 대부분 예대 마진으로 수익을 냈고 금융투자수익에 해당하는 비이자이익은 미미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자이익 54조원, 비이자이익 9조3000억원, 하나금융지주는 이자이익 34조3000억원, 비이자이익 13조4000억원, NH농협금융지주는 이자이익 46조3000억원, 비이자이익 -3000억원, 우리금융지주는 이자이익 18조9000억원, 비이자이익 3조3000억원 등이다. 2018년 11월에 설립인가가 나온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부터 관련 자료가 제시됐다.

지난 6년 간 국내 5대 금융지주사들의 이자이익은 매년 조금씩 상승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이피모건은 비이자이익(3480억1900만 달러)이 이자이익(3153억5800만 달러)을 능가하며 이자이익의 증가 속도를 앞질렀다.

양 의원은 "그 동안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민의 예·적금과 한국은행에서의 기준금리 대출을 받아 예대마진을 통한 손쉬운 이자이익을 올리는 데만 집중했다"며 "금융기관이 대출금리는 번개처럼 올리고, 예금금리 인상은 늑장을 부려 얻은 막대한 예대마진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금융지주들이 미국의  JP모건체이스와 같은 세계적인 금융지주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중금리에 종속적이며 은행 간 차별화가 적어 경쟁 은행 대비 독보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예대마진 보다 진짜 실력을 알 수 있는 비이자이익 부분에 대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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