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대한민국 경제가 예상치 못한 신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물가, 환율,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한민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이다.

당장 고물가가 문제다. 물가가 급등하자 소비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는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로 확산되고 있다. 당연히 고물가로 인해 실질소득이 감소할 경우 부동산 투자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고환율도 문제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자연히 원재료 수입가격도 오르게 되는데, 이는 결국 소비자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고환율이 고물가를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다. 고물가·고환율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현실화될수록 자영업자들의 폐업소식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상가나 오피스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시장을 위축시켜 임차수요 감소, 공실 증가, 매매·임대 거래량 감소 및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고금리다. 부동산시장에 가장 직접적이면서 강력한 위협요인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각종 뉴스에 단골로 등장했던 부동산 신조어가 둘 있다. 하나는 ‘패닉바잉(가격급등에 기인한 공포심에 사재기성으로 매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받는 것)’이다.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지속하자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빚을 내서라도 서둘러 집을 구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신조어다. 다만 당시만 해도 저금리 기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인플레이션 악화를 우려한 미국이 연이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고 있고, 한국은행 역시 이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고금리 현상이 심화될수록 갚아나가야 할 이자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돼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형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처럼 신3고 시대의 도래는 부동산시장에 변동성과 불확실성, 더 나아가 두려움과 위기감을 갖게 한다. 다만 과거 IMF 외환위기 시절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랬듯이 부동산시장의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음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 신3고 시대에 성공으로 이끌어줄 부동산 투자전략 다섯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첫째, 투자 마인드를 바꿔라]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신3고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서는 기존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맞춰 부동산 투자 마인드도 바꿔야한다. 일례로 고금리 하에서는 레버리지 효과(지렛대 효과)를 기대하고 대출을 한껏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오히려 향후 갚아나가야 할 대출이자를 감안해 자기자본비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 기존의 매도자우위시장이 매수자우위시장으로 서서히 바뀌어가는 만큼 우량부동산을 값싸게 매입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둘째, 분산투자하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1981년 미국 예일대학교의 제임스 토빈 교수가 노벨경제학상 수상 소감으로 언급한 말이다. 몰빵 투자를 하게 될 경우 성공할 때는 기대이상의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회복 불가능할 만큼의 커다란 손실을 입게 된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자산가들은 주식에 투자할 때 포트폴리오이론에 따라 분산투자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물론 부동산에 투자할 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신3고 시대 하에서는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포트폴리오식 분산투자를 최우선시해야 한다. 다양한 지역에 소재한,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에 분산투자한다면 리스크를 제거하거나 감소시킴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셋째, 안전마진을 확보하라]

안전마진은 가치투자를 강조할 때 자주 등장한다. 가치투자란 기업의 가치를 보고 주가가 그 기업의 가치보다 쌀 때 해당 주식을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워렌버핏은 “1달러지폐를 40센트에 사는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부동산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멀리는 IMF 외환위기 시절(1997년~1999년), 가까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08년~2010년)로 가치투자가 절정의 빛을 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때 값싼 매물은 급매물, 경·공매물, 부실채권(NPL)매물, 대물변제매물, 미분양할인매물 등 각양각색의 다양한 이름으로 등장했다. 값싸게 매입하는 것은 명실공히 최고의 투자덕목이다. 안전마진의 원칙에 따라 우량부동산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면 이미 시작단계에서부터 큰 차익을 남기는 셈이다.

[넷째, 가공하라]

신3고 시대에서는 기존처럼 단순히 현존가치로 사서 되파는 투자방식으로는 큰 차익을 남기기 어렵다. 부동산을 가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되팔아야 큰돈이 된다. 도심지 노후화된 건물을 시세보다 싼값에 매입해 리모델링 후 우량임차인을 유치하고 임대료를 개선시켜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건물의 외관을 멋들어지게 꾸미고 엘리베이터 설치 등 내부시설을 한층 개선시킴으로써 임대료와 자산가치 상승을 함께 도모했다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한편 흠결을 이유로 매물로 나온  토지를 싼값에 매입해 형질변경 같은 가공작업을 거친 후 재매각하는 방법 역시 신3고 시대에 유용한 부동산 투자전략이다.

[다섯째, 정부정책을 활용하라]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부동산정책은 이른바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가는 모양새를 보여 왔다. 사실 부동산정책은 경기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면 냉탕정책(부동산시장 규제정책)을 써야할 필요가 있는 반면, 경기가 지나치게 침체돼 있다면 온탕정책(부동산시장 활성화정책)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한편 부동산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부정책에 따라 투자의 향방이 정해질 수 있는 만큼 발표되는 정부정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통해 새로운 부동산 재테크의 기회도 포착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정부가 내놓은 상생 임대인 제도의 경우 다주택자에게 새로운 탈출구가 될 수 있고, 정부가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은 부동산 투자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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