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엠, 29일 ‘e심’ 서비스 개시
업계 “지원 단말 확대 등 e심 가입자 증가 변수”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KB리브엠' / 사진 =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KB리브엠' / 사진 = KB국민은행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알뜰폰 시장에서 ‘대형 메기’로 꼽히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KB리브엠’이 ‘e심’ 서비스를 개시했다. 애플의 신규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가 다음달 출시되는 가운데, e심 개통을 통한 알뜰폰업계 가입자 확보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리브엠은 29일 e심 서비스를 시작했다. e심은 사용자 식별을 위해 단말기에 꼽는 물리칩인 ‘유심(USIM)’과 달리 단말기에 내장된 메모리 형태의 카드에 내려받는 소프트웨어 형태의 식별장치다. 기존 유심과 병행해 하나의 스마트폰에 2개 이상 휴대전화 식별번호(IMEI)를 갖는 ‘듀얼심’ 이용이 가능하다.

예컨대 업무용과 개인용 번호를 분리하고 싶은 이용자 입장에서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이용패턴에 맞게 통신3사 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를 혼합해 쓸 수 있다.

e심은 통신사 대리점 및 판매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문자나 QR코드를 통해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다. e심 발급 비용은 2750원으로 유심 구매 비용인 7700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현재 e심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아이폰(XS 이후 출시 단말, IOS.12 이후 OS), 삼성 갤럭시Z폴드4, 갤럭시Z플립4 등이다.

정부가 지난 1일부터 e심 제도를 시행하면서 알뜰폰 사업자들은 잇따라 e심 서비스를 개시하고, 관련 요금제 마련을 고심 중이다. e심 서비스 시행으로 알뜰폰 가입자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만큼, 듀얼심 모드에서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란 게 알뜰폰업계의 시각이다. e심의 특징인 온라인 개통도 알뜰폰업계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다음달 7일 출시되는 아이폰14 시리즈가 고가인 만큼 통신비 절감을 위한 알뜰폰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KT엠모바일,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 SK텔링크 등 알뜰폰 사업자들은 제도 시행 첫날부터 e심 서비스를 개시했다. 여기에 KB리브엠까지 e심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다.

KB리브엠은 그간 알뜰폰업계에서 ‘대형 메기’로 평가받아 왔다. KB리브엠은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 개시를 허가하면서 첫발을 뗐다. 이후 꾸준히 가입자를 확대해 2년만인 지난해말 가입자 20만명, 지난 7월말 기준 가입자수 32만6311명을 확보했다.

이같은 성장엔 적금 등 KB국민은행의 금융상품과 결합한 서비스도 영향을 미쳤지만,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제 출시와 과도한 사은품 지급 등으로 가입자를 뺏은 것이 주효했단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예컨대 KB리브엠은 통신사에 내야 하는 도매대가 약 3만3000원 보다 낮은 1만9900원, 2만2000원, 2만4800원 등 요금제를 판매해왔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e심은 프로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방식이고, 유심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소비자들이 이에 대한 장점을 충분히 느껴 유심을 이용할 필요가 없겠다 느끼면 e심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며 “e심 지원 단말기가 얼마나 많이 보급되는지, e심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e심 가입자수 증가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알뜰폰사업자들이 연이어 e심 서비스를 개시한 가운데, 통신3사도 듀얼심 특화 요금제를 앞다퉈 출시하며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KT는 지난달 28일 '듀얼번호' 요금제를, LG유플러스는 이달 1일 '듀얼넘버 플러스'를, SK텔레콤은 지난 8일 '마이투넘버'를 출시했다. 이들은 요금제와 연계하거나 데이터 제공 프로모션 등을 통해 가입자 이탈 최소화를 위한 경쟁에 나섰다. 다만 통신3사의 듀얼심 특화 요금제 가격이 모두 월 8800원으로 책정되면서, 담합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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