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36.4% 늘어···감기약 판매와 주요 품목 수출 증가 원인
건기식, 상반기 10억원 등 증가 추세···화장품은 5억원, 올 들어 매출 주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신일제약 오너 2세 홍재현 대표가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호전을 실현했다. 최근 수년간 매출이 정체 상태였던 신일제약은 상반기 감기약과 주요 품목 판매 호조를 보였는데 이같은 흐름을 하반기에도 이어갈지 주목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일제약은 1938년생 홍성소 회장이 지난 1971년 보생제약사를 인수, 설립한 중견제약사다. 현재 신일제약 최고 경영진은 홍재현 대표이사 사장이다. 홍 회장 장녀인 홍 대표는 동덕여대 약학과를 졸업한 약사 출신 경영인이다. 1971년생인 그는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2000년 신일제약에 입사한 그는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2018년 말 대표에 올랐다. 홍 회장은 형인 홍성국 전 대표, 동생 홍승통 전 대표와 함께 신일제약 경영 기반을 닦았다. 홍 회장이 현재 사내이사로 회사 경영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홍승통 전 대표 아들 홍현기 전무가 영업총괄본부장을 맡아 신일제약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1975년생 홍 전무는 그동안 회사 경영과 영업파트에서 경력을 쌓았던 인물이다. 즉 창업주 장녀의 경영권을 그의 사촌 동생이 보좌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신일제약은 개별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7년 509억원, 2018년 533억원, 2019년 606억원, 2020년 614억원, 2021년 618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36.4% 성장한 387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017년 92억원, 2018년 60억원, 2019년 94억원, 2020년 68억원, 2021년 8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엔 70억원을 올려 전년대비 125.2%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와 관련, 신일제약은 회사 경영에 필요한 고정비용이 매출 증가분에 비해 적은 규모로 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신일제약 매출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상반기 28.1%가 올 상반기 25.8%로 떨어진 것이다. 상장 제약사와 바이오 업체 평균 판관비율이 3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신일제약 판관비율은 상위권에 속하는 실적이다. 상반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판관비 중 광고선전비가 지난해 상반기 9706만원에서 6659만원으로 감소한 것은 긴축경영을 한 근거 중 하나로 분석된다. 신일제약 매출원가율도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60.9%가 올해 56.1%로 감소했다. 1년 사이 4.8% 포인트가 하향 조정되며 업계 평균보다 낮은 제약사가 됐다. 결국 기본적 매출 증가분을 토대로 판관비율과 매출원가율 하락이 영업이익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신일제약 경영이슈는 그동안 정체됐던 매출의 상반기 증가 추세를 어떻게 유지하느냐로 요약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공교롭게 신일제약 매출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400억원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500억원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00억원대를 기록했다”며 “이처럼 3년 법칙이 적용되고 있으니 올해는 700억원대 매출 달성이 유력한 상태”라고 말했다. 상반기 매출 증가 원인에 대해 신일제약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감기약 판매 호조라고 밝혔다. 회사가 제조하는 감기약은 11개 품목이다. 대부분 정제이고 일부 시럽제도 생산한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신일제약 매출 증가의 또 다른 원인은 주요 품목 수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회사의 최고 매출 품목은 진통소염제다. 대표품목 ‘디펜플라스타’의 경우 상반기 수출액은 7800만원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 5000만원을 넘어섰다. 국내 시장에서는 27억원 매출을 올렸다. ‘하루펜플라스타’ 상반기 수출액은 14억원이다. 역시 지난해 전체 수출액 14억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신일제약 고민은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 사업다각화 관련 매출의 증가 여부다. 회사도 매출이 늘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부분이다. 신일제약은 상반기 기준, 의약품 매출이 365억원으로 전체 94.1%를 점유했다. 반면 건기식과 화장품 매출은 각각 2.7%와 1.3%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건기식을 보면 신일제약은 지난 2013년 ‘디자인푸드헬씨스마트프로젝트’를 출시하며 ‘울트라퓨어오메가3’와 함께 사업을 개시했다. 현재 주력품목은 오메가3 외에 ‘하이하이홍삼젤리프리미엄’으로 파악된다. 건기식 매출은 지난 2020년 5억원, 2021년 13억원, 올 상반기 10억원 등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투자한 자금 규모를 감안하면 매출규모가 적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화장품의 경우 역시 2013년 기능성 썬크림을 출시하며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팜트리’ 브랜드로 ‘팜트리 데일리 케어로션’ 등 제품을 판매한다. 화장품 매출은 2020년 13억원, 2021년 14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 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매출이 주춤한 상태다. 신일제약은 건기식과 화장품 외에도 지난 2014년 향균 마스크 등 의약외품 사업을 시작해 주목 받았다. 현재 ‘상공황사 마스크’ 등을 제조하는 사업 매출은 2020년 23억원에 이어 2021년 8억원, 올 상반기 3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2020년 고매출이  눈에 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일제약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취지로 올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향후 어떤 사업을 개시할지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

신일제약이 이처럼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사이 연구개발 비중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20년 5.17%, 2021년 4.65%, 2022년 상반기 3.34%를 기록했다. 핵심 연구인력도 회사를 떠난 상태다. 지난 2017년 입사해 생명과학연구소장으로 활동했던 권석영 상무가 2020년 8월 퇴사한 후 그 자리를 메꿨던 설상호 이사도 올 2분기 사직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업다각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10여년간 진행했던 건기식과 화장품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단 매출이 상승세를 탔고 판관비율과 매출원가율도 낮아졌으니 경영진이 신중하고 치밀한 전략으로 추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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