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보험사 RBC비율 반등···금융당국 구제방안 효과 ‘톡톡’
캐롯손보, RBC비율 150% 하회···100%p 이상 떨어져
인프라 관련 비용 증가에 따른 이익잉여금 감소 영향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금융당국의 완충장치 마련으로 상반기 국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비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캐롯손해보험은 전분기 말 대비 RBC비율이 100%포인트 이상 급감하면서 재무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손해보험사들의 평균 RBC비율은 223.2%로 전분기보다 12.7%포인트 상승했다. 생명보험사 역시 평균 RBC비율이 216.2%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7.4%포인트 개선됐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로, RBC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업감독규정상 보험사는 RBC비율을 최소 100% 이상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데에는 올해 2분기부터 적용된 금융당국의 RBC비율 구제방안 도입에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RBC비율이 악화된 보험업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월 말 RBC비율 결산부터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잉여액의 40%까지를 매도가능채권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으로 인정할 수 있게끔 제도를 정비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완충방안 시행으로 여타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개선됐지만 캐롯손해보험은 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면서 상반된 행보를 나타냈다. 올해 6월 말 기준 캐롯손보의 RBC비율은 149.1%로 지난 3월 말(252.3%) 대비 103.2%포인트 급락했다.
캐롯손보의 RBC비율이 나홀로 100%포인트 이상 떨어진 이유는 비용 증가에 따른 이익잉여금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말 캐롯손보의 영업비용은 2336억원으로 지난해 말 1168억원에서 두 배 증가했다. 비용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손실도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캐롯손보의 당기순손실은 332억원으로 지난해 말(-266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66억원 더 커지며 적자가 심화됐다.
금융당국의 RBC비율 구제방안이 도입되긴 했지만 캐롯손보는 그 수혜를 기대하기엔 영업비용 증가에 따른 타격이 컸다는 게 캐롯손보 측의 설명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출범한 지 3년이 채 안 된 기업이기 때문에 아직 초기 비용 투자로 인한 지출이 많다”며 “퍼마일자동차보험 관련 IT 기술 투자 및 인건비 등 인프라 투자 비용 지출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난 8월 1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RBC비율이 수백 퍼센트 이상 높아진 상황”이라며 “현재는 RBC비율이 크게 개선돼 재무건전성과 관련해 걱정할 만한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