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모 레드브릭 대표 인터뷰
“레드브릭에서 창작한 월드 다른 플랫폼에서도 구현 가능”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레드브릭의 미션은 크리에이터의 성공이다. 유튜브나 틱톡처럼 메타버스에서도 콘텐츠 창작과 수익화가 쉬워야한다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레드브릭은 메타버스계의 유튜브이자 틱톡이다.”
양영모 레드브릭 대표는 크리에이터의 성공 및 성공사례를 많이 발굴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레드브릭 본사에서 만난 양 대표와의 인터뷰는 ‘기승전 크리에이터’였다. 레드브릭은 동명의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 ‘레드브릭’을 운영하고 있다. 양 대표가 크리에이터의 성공을 강조한 이유는 레드브릭이 이용자생성콘텐츠(UGC)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달리 메타버스의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시장이 벌써 성장 한계를 보이기 시작헀단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새로운 수익모델로 제시된다. 메타버스란 가상공간에서 돈만 쓰는게 아니라 창작활동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도록 해 콘텐츠 다양화를 꾀하겠단 것이다.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UGC혹은 C2E(Creat to Earn)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레드브릭은 오는 11월 광고 수익 공유란 새로운 수익모델을 도입한다. 기존 메타버스 광고는 기업간 거래(B2B)로 진행됐다. 양 대표는 회사가 광고를 수주하고 크리에이터가 광고를 원하는 위치에 삽입해 광고 수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플레이댑 및 IPX(구 라인프렌즈)와 손잡고 레드브릭을 오픈 메타버스로 발전시킨다. 레드브릭에서 제작한 아이템이나 월드를 플레이댑에서 판매하거나 IPX에서 즐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시리즈B투자로 180억원의 실탄도 확보했다.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로 오는 11월 해당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음은 양 대표와의 일문일답
- 레드브릭은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이다. 어떤 형태의 크리에이터 수익모델을 구상하는지 설명 바란다
오는 11월 열리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를 기점으로 두 가지 수익모델이 추가된다. 우선 광고 수익을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하는 방식의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한다. 회사가 광고주를 섭외하면 크리에이터들이 광고를 삽입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유튜브에서 크리에이터가 중간광고를 넣는 것처럼 메타버스에서 크리에이터가 광고를 자신의 월드에 원하는 형태로 넣을 수 있다. 2D 콘텐츠와 다르게 메타버스에는 공간이 입체적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창의적인 방식으로 광고 콘텐츠를 심리스(Seamless)하게 붙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레드브릭 프리미엄 콘텐츠에 뉴욕 타임스퀘어 월드가 있는데 실제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유명한 광고가 뜨는 것처럼 광고를 삽입할 계획이다. 기존 모바일 앱이나 게임에 들어가는 광고는 이용자 관점에서 거부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메타버스 내 광고는 오히려 재밌는 형태로 넣을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광고를 삽입하고 수익화까지 이어지는 시스템과 관련한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 크리에이터가 창작한 콘텐츠를 사고파는 모델도 도입되나
크리에이터가 만든 아이템이나 게임을 대체불가능토큰(NFT) 마켓에 올려서 판매수입을 얻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 5월 플레이댑과 협업해 NFT 마켓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레드브릭 내 마켓 플레이스에서 판매하는 아이템들을 진열하고, NFT와 관련된 거래는 플레이댑 페이지에서 하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 플레이댑은 자체 NFT 마켓을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한 서비스를 다 구현했기 때문에 협업을 결정하게 됐다. 올해는 플레이댑 마켓과 시스템 통합에 집중하고, 이후에 자체 거래소 및 코인발행을 생각하고 있다.
- 네이버 ‘제페토’의 성공에 이어 국내 대형 게임사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레드브릭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별점은 오픈 메타버스란 점이다. 기존의 플랫폼은 오픈된 형식이 아니라 아니라 폐쇄된(Closed) 형식이다. 고객사들은 메타버스에서 월드를 만들 때 다른 서비스와의 연동이 안 된다는 점과 이용자의 정보 공유가 안 된다는 점을 불편사항으로 꼽았다. 레드브릭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강점은 이런 고충을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단 점이다.
레드브릭은 IPX와 협업해 이용자 정보 및 수익을 공유하는 수익모델을 보여줄 예정이다. 현재 레드브릭의 창작물을 IPX의 디지털 캐릭터 생성 플랫폼인 ‘프렌즈(FRENZ)’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프렌즈 앱에 메타버스 탭을 클릭하면 바로 레드브릭의 콘텐츠가 실행될 예정이다. 더 나아가 레드브릭이나 IPX뿐만 아니라 제페토나 로블록스 등 크리에이터가 원하는 플랫폼에 창작 콘텐츠를 엑스포트(Export)하고 수익화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 지난해와 달리 올해 메타버스에 대한 열기가 식었다. 이용자 확보 대응책이 있는지 궁금하다
폐쇄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의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레드브릭은 유튜브나 틱톡처럼 사용자생산콘텐츠(UGC)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활성화돼야 UGC도 가능하다. 레드브릭이 오픈 메타버스로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히 한 개의 플랫폼이 아니라 여러 플랫폼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단 점에서 확장성이 크다.
NFT도 마찬가지다. NFT작품의 가치는 사용처에 따라 결정된다. NFT상품을 구매한 후 이를 전시할 공간이 필요하단 것이다. 레드브릭은 그 공간을 메타버스로 보고 있다. 파트너사인 IPX의 경우 NFT 캐릭터를 민팅(제작)한 후 메타버스 커뮤니티에서 선보이려고 한다. 공개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굉장히 기대된다.
- 크리에이터가 사용하는 창작 엔진도 중요할 것 같다. 레드브릭은 ‘3D 메타월드 자체엔진’을 비롯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회사의 미션은 크리에이터의 성공이다. 우선 크리에이터들이 메타버스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유튜브와 틱톡은 콘텐츠 제작이 쉽고, 수익화에 최적화돼 있다고 생각한다. 메타버스의 경우 월드 제작 프로그램이 굉장히 중요하다. 레드브릭은 쉽게 프로그래밍 하는 기술과 관련 핵심 특허를 보유 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에도 동시 출원했다. 이 외에도 앞서 언급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다른 서비스에 연동하는 기술 및 메타버스 내 광고를 삽입해 수익화하는 기술과 관련된 특허 출원을 하고 있다.
- 플레이댑과 IPX 외에도 다른 기업과의 협업 계획은
영화,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게임사 등과 협업해 메타버스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 내년에 꽤 많은 수의 파트너사들이 들어올 것이다. 예를 들어 YG엔터테인먼트에서 블랙핑크 테마관을 만들 경우 메타버스에서 보여주는 데 그치는게 아니라 YG 웹사이트, 앱 등 여러 서비스에서 바로 구현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또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 지표도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레드브릭은 B2B2C(Business to Business to Consumer)를 추구한다. B2B, B2C를 넘나들며 발생하는 인앱 결제, 광고 등 여러 가지 수익을 크리에이터와 나누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짜고 있다.
- 레드브릭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9월 기준 레드브릭에 등록된 크리에이터수는 17만명, 작품 수는 55만개다. 레드브릭은 서울시교육청 및 인천시교육청과 계약을 맺고 메타버스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교육청을 통해서만 100만 크리에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미국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등에 참석해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해외채널을 통해서 교육 프로그램을 수출을 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글로벌 크리에이터 500만명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