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바이오 결합한 '그린바이오' 주목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친환경 비료 개발 착수
툴젠, 비유전자조작 농수산물 상업화 시동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그린바이오' 분야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농업과 생명기술의 결합으로 새로운 특성의 품종을 개발해 신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에서다. 국내 그린바이오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확장성이 큰 만큼 업계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친환경 생명공학(그린바이오) 신산업 육성에 나섰다. 바이오산업은 의료·제약 분야의 '레드바이오', 환경·에너지 분야의 '화이트바이오', 농업(농생명소재)과 먹거리 분야를 의미하는 '그린바이오'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도 그린바이오는 가공되지 않은 농수산식품에 바이오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데서 주목받고 있다. 그린바이오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선정한 올해 '10대 미래 유망기술'에도 올랐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그린바이오' 신사업 추진 현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지난 2016년 일동제약에서 분사한 종합 건강기능식품 기업인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그린바이오 신사업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산균을 활용한 원료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진행 중인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유산균을 배양하고 남은 부산물을 활용해 친환경 비료도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벼, 옥수수, 배추 등 작물에서 자주 발생하는 깨씨무늬병을 완화하는 비료를 개발 중이다. 식물의 잎에서 갈색을 띤 작은 반점이 나타나는 병으로, 곰팡이가 잎에 붙어 감염을 일으킨다.  

깨씨무늬병은 특히 잦은 비로 습도가 높을 때 주로 생기는데, 태풍 이후 현재 농가들은 깨씨무늬병 등 병충해 피해를 입고 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비료는 약제를 이용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친환경적인 작물제어 방법"이라며 "가격만 조율된다면 국내외 농가 수요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깨씨무늬병외에 곰팡이로 인한 작물병에 대한 연구도 추가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비료 사업 관련 연구를 마무리한 후 그린바이오 사업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유전자 교정 전문기업 툴젠도 그린바이오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개발을 마친 HO콩, 갈변억제 감자 등 비유전자조작 농수산물의 상업화를 연내 추진할 계획이다. 

툴젠은 앞서 지난 2018년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다른 콩보다 불포화 지방산인 올레익산의 함량을 높인 'HO콩(대두)'을 개발했다. 연내 HO콩의 수출 및 사업화를 앞두고 있다. 툴젠은 갈변억제 감자도 개발을 완료해 특허를 취득했다. 현재 글로벌 감자 기업들에 기술이전을 통한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그린백신 플랫폼 기술 선두기업인 바이오앱은 세계 최초 동물용 그린백신 '허바백TM돼지열병 그린마커'를 개발해 전 세계 주목을 받았다. 그린백신 플랫폼을 통해 식물체에 유전자를 전달하면 원하는 단백질을 생산해 약 6주 내로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식물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를 직접 사용하지 않아 병원체 전파 위험이 없고, 식물 배양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 농가에 공급되고 있는 그린백신은 미국, 멕시코, 브라질 등 남북미 5개 국가에도 수출될 예정이다. 바이오앱은 현재 한미사이언스, 포스텍과 코로나19 부스터샷용 백신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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