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후 사과문 발표···"대책 마련하느라 공식 조문 일정 지연“
“고인 희생이 헛되지 않게 안전한 일터 만들겠다” 사과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발생 열흘 만에 분향소를 찾아 피해자와 유족,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김 사장은 24일 오전 11시께 신당역에 마련된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사과문에서 “서울교통공사 일터에서 불의의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직원들이 더욱 안전한 근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현장의 사각지대를 촘촘하게 챙기고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을 찾아 고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사건 발생 후 열흘이 지나서야 사과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유족에게는 개별적으로 말씀을 나눴지만 현장대책 등을 논의하느라 공식적인 일정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은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내부 화장실에서 피해자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주환은 지난해 10월 불법촬영 등의 혐의로 서울교통공사 직위해제가 된 상태였지만 공사 내부 인사망에 접속해 수시로 입사 동기인 피해자 A씨의 근무지를 알아냈다.
한 시민단체는 지난 21일 김 사장을 직무유기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고검찰은 전날 개인정보 관리 상황 등 위법성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서울교통공사를 압수수색했다.
김 사장은 "신중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저희 시스템이 이런 상황에 대처하지 못한 부분은 빠르게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피의자에 대한 동향보고를 받은 적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그런 낌새를 알아채지 못했다”며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사장은 이달 2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신당역 사건 재발을 막고자 여성 직원의 당직근무를 줄이고 현장 순찰이 아닌 폐쇄회로(CC)TV를 이용한 가상순찰개념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 사장은 여성직원 당직근무 축소가 오히려 여성 차별을 조장한다는 지적에 대해 “오해가 있으며 그런 일 없도록 최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