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 HL161 日 임상 3상 승인
내년 미국 3상 진입하나···상용화 기대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한올바이오파마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신약 ‘HL161(성분명 바토클리맙)’이 임상 3상 국가 확대로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1호 중증근무력증 신약이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의 중증근무력증 신약 HL161이 지난해 중국에 이어 연내 일본에서 3상에 돌입한다. 또 내년엔 미국 3상 진입에 무게가 실리면서 HL161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올바이오파마의 HL161은 전신형 중증근무력증 치료를 위한 FcRn 억제제로, 항체 자가면역질환의 근본 원인이 되는 면역글로불린G(lgG)를 줄여주는 방식의 의약품이다. 중증근무력증은 일시적인 근력약화와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가장 대표적인 신경근육접합질환으로 항체매개자가면역질환이기도 하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17년 HL161을 기술수출하면서 이뮤노반트가 미국 임상시험을, 중국 파트너사인 하버바이오메드가 중국 임상시험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HL161 개발 현황./표=정승아 디자이너
한올바이오파마 HL161 개발 현황./표=정승아 디자이너

 

◇ 연내 일본 3상 진입으로 추가 마일스톤 수취 기대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6월 미국 파트너사인 ‘이뮤노반트’와 글로벌 중증근무력증 임상 3상을 개시했다. 중국 파트너사 하버바이오메드도 지난해 9월부터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달엔 일본 의약품 및 의료기기 관리청(PMDA)으로부터 HL161의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올 하반기부터 이뮤노반트와 함께 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따르면 이뮤노반트는 동일한 적응증으로 미국에서도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3상은 2023년 개시를 목표하고 있다. 아울러 이뮤노반트는 갑상선 안병증 3상 시험도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온난항체 용혈성 빈혈 2상의 경우, 허가 당국과 협의를 통해 올해 말까지 임상시험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2017년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HL161에 대한 해외지역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스위스 업체 ‘로이반트’와 중국 업체 하버바이오메드에 각각 넘긴 바 있다”며 “로이반트는 이후 자회사 이뮤노반트를 설립해 미국 임상을 맡아 진행하고 있고, 중국 3상은 하버바이오메드가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지난해 3상에 진입함에 따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도 수령한 상태”라며 “이번 하반기에 일본 3상이 본격화되면 이뮤노반트로부터 추가 마일스톤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경쟁제품보다 투여 방식 간편···SC 제형으론 개발 속도 가장 빨라

한올바이오파마는 HL161 상용화 이후 경쟁 제품보다 간편한 투여 방식을 강점으로 내세워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아제넥스는 지난해 12월 세계 첫 항FcRn 치료제로 아제넥스의 ‘비브가르트(성분명: 에프가티지모드)’에 대한 FDA 승인을 받았다. 다만 혈관주사(IV) 제형만 승인받은 것으로 피하주사(SC) 제형은 아직 임상이 진행 중이다.

기존 중증근무력증 치료제는 의료진이 긴 시간에 걸쳐 투약하는 IV 제형으로 개발됐다. 이에 따라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HL161를 자택에서도 자가 투여가 가능한 SC 제형으로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또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FcRn 억제제 기전 의약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다만 존슨앤존슨이 개발 중인 FcRn 억제제도 정맥주사(IV)로 병원에서 2시간 이상 투약을 받아야 한다. 아스트라제네카도 FcRn 억제제를 SC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한올바이오파마의 HL161가 임상 속도에서 더 앞서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FcRn 억제제보다 한올바이오파마의 HL161가 먼저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전 세계 첫 SC 제형 FcRn 억제제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된다. 경쟁사 아제넥스의 비브가르트는 1회 투여량이 1000mg으로 피하 주사 시에도 수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환자들이 쇼크 등 증상 악화 시에만 치료제를 투약하는 것이 아닌 호전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착안했다”며 “임상 초기 약물을 고용량으로 투약해 상태를 빠르게 호전시킨 뒤, 저용량으로 바꿔 꾸준히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임상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사 제품은 IV 제형으로 투약에만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HL161는 SC 제형이기 때문에 10초면 투여가 가능하다”며 “환자들이 병원을 오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고 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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