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오는 24일 롯데월드몰에 국내 4호점 ‘애플 잠실’ 오픈
지난 4월 애플 명동에 아시아 최초 ‘픽업존’ 설치···이번엔 ‘서랍형 픽업존’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애플이 오는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1층에 애플 잠실을 연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밀려 고전 중인 애플이 매장 개점에 속도를 내며 시장 입지 확대에 나섰다.
애플 잠실은 지난 4월 오픈한 애플 명동에 이어 6개월여 만에 문을 여는 애플의 4번째 매장이다. 애플은 서울에만 압구정 가로수길(2018년 1월), 여의도(2021년 2월), 명동(2022년 4월), 잠실 등 4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게 됐다.
특히 이번 애플 잠실 오픈으로 서울 동부권 접근성이 개선됐다. 애플 잠실은 앞선 3개 매장과 비교해 지하철 출입구와도 가깝다. 잠실역 8호선 10번출구로 나와 바로 보이는 롯데월드몰 출입구로 들어가면 오른편에서 매장을 찾을 수 있다.
애플 잠실 매장 전면엔 4.5m의 유리벽이 설치돼 실제 공간에 비해 넓은 느낌이다. 매장의 내부폭은 30m로, 애플 명동과 가로수길에 이어 국내 애플 매장 중 세 번째로 넓다. 애플 잠실 내 설치된 나무벽과 테이블, 애플 로고가 설치된 전면 유리, 바닥재, 그래픽 패널 등은 모두 국내에서 수급한 자재로 만들어졌다. 전 세계 모든 애플 기업 운영 영역과 동일하게 애플 잠실도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며,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애플 잠실에서 눈에 띈 공간은 ‘픽업존’이다. 애플 명동에 아시아 최초로 픽업존이 마련되긴 했지만, 애플 잠실의 픽업존은 공간 효율을 극대화했단 점에서 차이가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애플 제품을 사서 애플 잠실 픽업존에서 제품을 받겠다고 예약해 방문하면, 픽업존 뒤쪽 창고에 있는 직원이 해당 제품을 서랍에 넣고 앞쪽에서 또 다른 직원이 제품을 꺼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신속한 응대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란 게 애플의 설명이다.
애플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뒤 매장에서 직접 픽업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명동에도 전용 공간이 있지만, 명동은 캐비닛에서 직원이 제품을 꺼내 전달하는 방식이라면 잠실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서랍을 활용한 것이다. 서랍형 픽업존이 마련된 매장은 (전 세계에) 몇 안 된다”고 설명했다.
픽업존 앞엔 ‘투데이 앳 애플’을 위한 두 개의 테이블이 배치돼 있다. 투데이 앳 애플은 애플 제품을 활용해 사진·영상·음악·코딩·디자인 등을 세션별로 교육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애플은 지점별로 예약을 받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애플 잠실에선 소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아이패드를 활용한 ‘아트 산책 관찰에서 시작하는 드로잉’ 세션이 진행됐다. 당초 해당 세션은 교육을 담당하는 직원과 함께 근처 석촌 호수변에서 약 90분간 진행되는데, 이날은 시간제한 상 30분 만에 끝났다. 세션은 애플 잠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아이패드의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통해 석촌호수 전경이 그려진 레이어에 색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소 그림에 소질이 없을뿐더러,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 사용에 낯설었지만, 생각보다 손쉽게 채색이 가능했다.
애플 잠실의 9개 테이블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아이맥, 에어팟 등 애플 제품이 전시돼 있다. 아이폰 기준으론 아이폰SE, 아이폰11, 아이폰12, 아이폰13 시리즈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최근 공개된 아이폰14 시리즈와 애플워치8 시리즈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공식 출시일로 전망되는 내달 7일에야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매장 벽면엔 애플TV플러스, 애플뮤직 등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애플 잠실 직원수는 115명으로, 일본어, 우크라이나어, 인도네시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비롯해 수어까지 10개 이상 언어를 구사해 응대한다. 애플은 잠실 개장일 방문객을 대상으로 ‘애플 잠실’이 새겨진 에코백을 사은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디어드리 오브라이언 애플 리테일 및 인사 담당 수석 부사장은 “한국 내 네 번째 애플스토어를 오픈하며 잠실 지역의 고객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애플스토어는 모든 고객을 환영하는 장소로, 애플 잠실의 훌륭한 팀원들이 지역 내 고객들의 창의성을 북돋고 고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로수길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지점이 최근 2년 새 오픈했단 점을 고려하면, 애플이 한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 업계에선 내년 서울 강남·홍대점 개장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기준 삼성전자(77%)에 크게 밀리고 있는 애플(22%) 입장에서 국내 시장 입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