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일렉트릭, 159km 최대주행거리에도 불구하고 8월까지 총 866대 판매···수입전기차 판매량 5위 올라
미니 고유의 디자인 특성 및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장점···‘세컨드 카’로 인기
내년 출시 예상되는 레이 EV 역시 짧은 최대주행거리에도 흥행할지 주목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미니(MINI)가 반쪽짜리 주행거리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상 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레이 전기차 모델도 전용 플랫폼 없이 국내 소비자로부터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2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미니의 전기차 모델 ‘일렉트릭’은 지난 2월 출시된 이후 8월까지 총 866대가 판매됐다. 미니는 일렉트릭 단일 모델만으로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 5위에 올랐다. 미니 브랜드 내에서 일렉트릭의 판매량은 5도어 해치(1384대), 클럽맨(1081대) 다음 세 번째로 높다.
앞서 미니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최대주행거리가 159km에 불과해 흥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겨울철엔 최대주행거리 100km 수준에 그칠 것이란 우려와 함께 국내 환경에선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과 달리 미니 일렉트릭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미니 일렉트릭은 ‘세컨드 카’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미니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과 수입 전기차 대비 저렴한 판매가격은 세컨드 카로서 구매를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니 일렉트릭의 판매가격은 4890만원이다. 국고보조금 572만원과 지자체보조금(서울시 기준) 163만원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4000만원 초반에 이른다. 3도어 해치 가솔린 모델의 판매가격(3440만원)보다 700만원 정도 비싸다. 연료비 절감효과 및 친환경차 구매혜택을 감안하면 실제 가격 차이는 더욱 줄어든다.
한편, 미니 일렉트릭의 흥행과 관련해 내년께 출시가 예상되는 레이 전기차 모델(이하 레이 EV) 또한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지 기대가 커진다. 레이는 올해 1~8월 총 2만8936대가 판매된 인기모델이다. 레이 EV 역시 전기차 전용 플랫폼 없이 출시돼 최대주행거리가 짧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선 레이 EV의 최대주행거리가 일렉트릭의 주행거리보단 길 것으로 예상한다. 브랜드 및 모델 특성상 기아 레이는 미니 일렉트릭보다 주행성능 확보 측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고성능 주행을 위해선 높은 전력 소비가 요구된다.
또한 레이는 경차급임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적재공간의 잣대로 불리는 축간거리(휠베이스)가 소형급 3도어 해치보다 길어 주행거리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레이의 휠베이스는 2520mm, 3도어 해치의 휠베이스는 2495mm다.
가격 역시 미니 일렉트릭보다 훨씬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의 판매가격은 1390만원이다. 전기차 모델로 출시되더라도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EV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캐스퍼 EV는 레이 EV보다 늦은 2024년쯤부터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캐스퍼는 지난 9월 출시된 이후 1년밖에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완전변경(풀체인지)이 이뤄지지 않은 레이와 상황이 다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캐스퍼 전기차가 당장 출시된다면 짧은 주행거리에 비교적 높은 판매가격을 형성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단가를 낮추고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일 때까지 출시를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레이의 경우 모델 출시 이후 개발비용을 상회할 만큼 판매가 이뤄져 전기차 출시에 따른 비용 부담이 적을 수 있다”고 전했다.
레이EV 및 캐스퍼EV 출시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신차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진 바 없다”며 “다만 현대차와 기아의 경영전략이 다른 만큼 두 모델의 출시 일정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