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연내 4%, 내년 인상 지속 ···양국 금리 1% 포인트 이상 벌어질 듯
한은, 다음 달 빅스텝 나설지 주목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1%로 반영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연합뉴스.
18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을 웃도는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다시 빚어질 전망이다. 미국 물가 상승 충격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면서다. 연내 한미 금리 격차가 1% 포인트 이상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3.0~3.25%로 더 오른다.

앞서 연준의 금리인상 폭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16일(현지시각) 기준으로 0.7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82%로 높게 바라봤다. 1% 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도 18%를 차지했다. 아울러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4%로 오르고 이후 내년까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지난 14일 미국에서 기준 금리가 연내 4%를 넘겨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면서 내년 3월 금리를 최고 4.3%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베팅이 나온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한미 양국간 금리 역전 현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50%이다. 통상적으로 한국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1% 포인트 정도 높다. 하지만 연준이 올해 들어 금리를 4차례에 걸쳐 2.25% 포인트 올리면서 양국 기준금리는 7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역전됐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향후 기준금리 인상 폭이 통상 수준인 0.25%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고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두 차례 남은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기준금리는 3%까지만 인상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내 4%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연말엔 양국 간 기준금리가 1% 포인트 이상 벌어질 수 있다.

한미 기준금리가 이같이 역전돼 격차가 벌어지면 한국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을 야기해 환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수입물가가 올라 소비자 물가를 더욱 끌어올리게 된다”며 원자재·중간재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기업의 수익성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미 달러화 대비 16%가량 떨어져 주요국 통화 가운데 일본 엔화(-24%), 스웨덴 크로나화(-16%)와 다음으로 하락 폭이 크다.

일각에선 한은이 더 적극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오는 10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측도 시장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하방성에 대한 불확실성, 연준의 9월 결정 등을 보고 어떻게 조정할지를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도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연말 8%를 넘어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면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한은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