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김치 가격도 덩달아 상승···중국산 김치 수입은 늘어
준고랭지 배추 수확 이후에나 가격 안정 찾을 듯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폭염·폭우와 생산량 감소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이 9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연구원)은 ‘농업관측 9월호 엽근채소’ 보고서를 통해 이달 배추와 당근, 무, 양배추 등의 도매가격이 지난달에 비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배추의 경우 이달 도매가격은 10㎏에 2만원으로, 지난달 1만4천650원보다 36.5% 상승한다고 예측됐다.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해 1.7배(1만1천600원) 상승한 가격이다.
연구원은 올해 여름 비가 자주 내리고 일조 시간 또한 줄면서 병해가 확산해 배추 작황이 평년보다 부진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달 초 한반도에 상륙했던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병해가 더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농산물의 가격도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올랐다. 당근은 20㎏에 6만원으로 1년 전 가격(2만8920원)의 약 2배다. 무 20㎏는 지난 14일 기준 2만7580원으로 1년 전 동기(1만1020원) 대비 2.5배가 됐고, 양파 15㎏는 2만2760원으로 1만4415원의 1.6배가 됐다.
배춧값 등 채소 가격의 상승으로 포장 김치의 가격도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터 ‘비비고’ 등 김치 가격을 평균 11% 올렸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 가격은 3만800원에서 3만4800원으로 인상됐다.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1위인 대상은 다음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각각 지난 2월과 3월에 김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가격 조정이다. 당시 대상은 평균 7%, CJ제일제당은 평균 5% 인상했다.
한달 새 2배가량 오른 배춧값은 준고랭지(해발 400-600미터) 배추 수확이 시작되는 이달 말이나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비축 물량 공급 등을 통해 가격 상승세를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까지 총 3000톤을 시장에 공급하고 10월 상순까지 수입하기로 한 수출김치용 배추 600톤은 이달 중에 조기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김치 수입은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1337만 6천 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41.1% 급증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전체 중국산 김치 수입액도 27.6% 증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