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타버스 청사진 밝힌지 두달 만에 플랫폼 공개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넥슨이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중 가장 먼저 메타버스 플랫폼을 공개했다. 메타버스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넷마블도 연내 자체 플랫폼 출시를 앞뒀다. 엔씨소프트는 팬덤 플랫폼을 활용해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넥슨은 메타버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에 이어 ‘넥슨타운’을 공개하면서 메타버스 사업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두 플랫폼의 공통점은 넥슨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했단 점이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창작자 수익모델을 바탕으로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는 서비스로 ‘로블록스’와 유사하다. 넥슨타운은 네이버 ‘제페토’와 같이 커뮤니티가 주를 이룬다는 데 차이점이 있다.
넥슨이 그리는 메타버스는 단일 플랫폼 개발·운영에 그치는게 아닌 메타버스 플랫폼과 게임 IP, 블록체인 기술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지난 6월 넥슨은 게임과 블록체인, 메타버스를 연결하겠단 구상을 발표하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후 두 달만에 첫 프로젝트인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출시하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넥슨은 메타버스 콘텐츠화를 위해 제작 스튜디오에도 투자했다. 지난 1월 넥슨은 YNC&S가 설립한 리듬시티 버추얼스튜디오 사업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YNC&S는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를 포함해 메타버스 기업으로 꼽히는 위지윅스튜디오, 엔피가 만든 합작사다. 버추얼스튜디오는 시각효과(VFX) 전용 스튜디오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등을 활용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넷마블도 메타버스, 블록체인 관련 분야에 투자하며 신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넷마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마브렉스, 밀리언볼트,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써브라임, 해긴, ISKRA 등 총 351억원을 투자했다. 투자한 기업들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신사업과 관련된 곳이다.
이 중 가장 큰 금액을 투자한 곳은 게임 개발사 해긴으로 총 100억원을 투자했다. 해긴은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플레이투게더’를 운영하는 곳이다. 플레이투게더는 상반기 기준 누적 다운로드 1억건, 일일이용자수 400만명 등을 돌파하며 로블록스에 이어 전세계 2위를 기록했다. 해긴과의 사업협력을 통해 메타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디지털 휴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등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메타버스월드를 설립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디지털휴먼 사업에 집중하며, 메타버스월드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인 ‘큐브’를 활용해 메타노믹스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다.
연내에는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 ‘모두의마블: 메타월드’를 출시한다. 모두의마블: 메타월드는 ‘모두의마블’ IP를 활용한 게임으로 기존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에 게임 요소가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청사진을 밝히고 서비스를 개시하는 넥슨과 넷마블과 다르게 엔씨소프트는 구체적 방향성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올해초부터 메타버스 관련 인재 채용에 나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메타버스 사업을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채용 공고에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필수조건으로 언리얼엔진4·5와 모션캡쳐 애니메이션 기술을 내걸었다. 메타버스 월드 구현을 위한 3D 그래픽과 가상 아바타 제작 역량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팬플랫폼 ‘유니버스’를 운영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유니버스에서 아티스트를 3D 아바타로 구현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와 AI 기술을 활용한 음성 메시지 등 메타버스 요소를 구현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쏟아지고 있지지만, 대형 게임사에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게임사는 기술적 경쟁력도 갖고 있는 동시에 팬층도 두텁기 때문에 판도가 바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