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래 PBV UX 개발 방향성 및 신기술 공개···‘이동’보다 ‘공간’ 방점
조수석 대신 캐리어 거치대 마련···트렁크 없애고 실내 공간 확대
대시보드, 테이블 형태로 전환···드라이브 모드 전환시 운전대 나와

현대차그룹은 16일 서울 서초구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개발중인 PBV 모형 및 UX 결과물을 공개했다. / 사진=현대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모빌리티 핵심중 하나인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가 실체를 드러냈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는 물론 PBV,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을 바탕으로 미래모빌리티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지난 16일 현대차그룹은 2025년 이후 내놓을 PBV 모습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UX 테크데이 2022’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 서초구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렸으며,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PBV 모형 및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개발 방향성을 첫 공개했다.

PBV는 ‘이동’ 보다는 ‘공간’에 초점을 맞춰 기존 자동차 뿐 아니라, 사용 목적에 중점을 둔 이동 및 운송 수단을 뜻한다. 디자인과 실내 공간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모듈화 기반 플랫폼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술과 전동화 파워트레인 기반으로 움직인다.

이를 바탕으로 도시 내에서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의 이동 및 여객 운송을 담당하며, 물류 운송의 경우 근거리 배송부터 고객에게 직접 배송을 뜻하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의 개념까지 아우른다.

PBV는 스케이트보드 형태 플랫폼을 기반으로 3m에서 최대 6m까지 제원 확장이 가능하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하면 로보택시, 무인 화물 운송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선 현대차그룹이 현재 개발중인 PBV 연구물이 공개됐다.

2025년을 목표로 개발중인 엔지니어링 모형은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공항을 오가는 여행객을 실어나르는 ‘공항 픽업용 PBV'를 콘셉트로 개발했다.

현대차 PBV 엔지니어링 모형 실내 모습. / 사진=혀낻차
현대차 PBV 엔지니어링 모형 실내 모습. / 사진=현대차

여행객을 위해 조수석 자리에 캐리어 거치대를 마련했으며, 트렁크 공간 대신 탑승 공간을 뒤쪽까지 넓혀 최대 5명이 넓은 내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일반 승객 뿐 아니라 교통 약자 탑승 편의를 고려해 휠체어가 쉽게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 폭을 극대화한 도어 시스템을 적용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탑승객 편의성을 높여주는 ‘모드 변환 콕핏’을 선보였다. 드라이브 모드와 오피스 모드, 릴렉스 모드 등 각각의 모드에 따라 조명과 시트 각도, 디스플레이와 조작계 등 실내 공간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형태의 UX로 바뀐다.

모드에 따라 대시보드 부분이 테이블 형태나 운전대 형태로 전환된다. / 사진=박성수 기자

오피스 모드의 경우 탑승객이 실내에서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대시 보드 부분이 테이블 형태로 전환되며, 드라이브 모드로 전환시 테이블이 안으로 들어가고 대신 자동차 운전이 가능한 핸들 형태의 조작기기가 나온다. 디스플레이도 30인치 이상의 와이드 스크린이 탑재돼 내비게이션, 차량 내부 정보, 미디어 등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사용자별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교통약자를 위한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유아를 동반한 가족 승객의 실내 공간 활용성 증대 기술 등 탑승객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실내 환경을 최적화한 10가지의 통합 시나리오 모드를 구현했다.

차 실내 시트를 고객 요구에 맞춰 구성이 가능하다. / 사진=박성수 기자
차 실내 시트를 고객 요구에 맞춰 구성이 가능하다. / 사진=박성수 기자

고객 요구에 맞춰 운전자 시트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으며, 카시트를 적용하기 쉽도록 시트 등받이 부분을 없애고 하단부에 고정할 수 있는 형태도 선보였다. 아울러 시트가 앞뒤는 물론 좌우로도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동승자와 마주보는 형태로 내부 공간을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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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각도를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이날 행사에선 현대차그룹 내 PBV 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이 직접 나와 개발 현황 및 향후 방향성 등에 대해 발표했다.

양희원 현대차그룹 제품개발통합담당 부사장은 “PBV 양산이 본격화되는 2025년에는 지금보다 기술이 발전하기 때문에 주행거리 등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휠베이스가 일반차보다 길기 때문에 실내 공간 확대는 물론 배터리 공간도 그만큼 늘어난다”고 말했다.

개인 공간으로서의 소음 문제 등에 대해 류지성 바디개발센터장 전무는 “엔진음이 사라지는 전기차 개발 단계부터 이미 차량 내 소음 문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며 “향후 2~3년간 기술 개발을 거듭해 PBV 양산 시점에는 실내에서 대화를 하거나 엔터테인먼트를 할 때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왼쪽부터) 김효린 제품 UX총괄실장 상무, 양희원 제품개발통합담당 부사장, 류지성 바디개발센터장 전무, 신용석 바디통합선행개발실장 상무
(왼쪽부터)김효린 제품 UX총괄실장 상무, 양희원 제품개발통합담당 부사장, 류지성 바디개발센터장 전무, 신용석 바디통합선행개발실장 상무. / 사진=박성수 기자

한편 현대차그룹은 기아를 중심으로 PBV 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기아는 올해 2월 레이 1인승 밴 모델을 출시하고, 이어 5월에 니로 플러스를 선보이는 등 기존 모델을 활용한 파생 PBV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쿠팡 및 CJ대한통운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연간 최대 1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초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 등 2030년까지 글로벌 PBV 1위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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