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소수주주와 소액주주가 요구한 라이크기획 결별 검토
주가 18% 넘게 급등···증권가도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 평가
주주행동주의 확산 이끌지 주목···장기적 주가 상승 나와야 지적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가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와 계약 조기 종료를 검토한다고 밝힌 가운데 주가에 중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이는 그동안 소수주주와 소액주주들이 기업 가치 증대를 위해 줄기차게 요구한 사항으로 주주행동주의의 결실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에스엠이 저평가 국면을 벗어날 경우 주주행동주의의 확산을 이끌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에스엠, 라이크기획 결별 검토에 주가 급등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엠은 프로듀싱 계약 상대방인 라이크기획과 계약 조기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는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 총괄프로듀서가 프로듀싱 계약을 올해 말 조기 종료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데 따른 것으로 시장에선 사실상 프로듀싱 계약이 종료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라이크기획과 계약 조기 종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에스엠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인다. 그동안 소수주주와 소액주주들은 라이크기획에 지급하는 인세가 기업 저평가의 주된 요인이라고 지목해왔다. 대표적 소수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8월 주주서한을 통해 라이크기획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강력한 주주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이크기획은 이 총괄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 총괄프로듀서가 에스엠에 프로듀싱 용역을 제공하고 라이크기획이 인세를 받는 형식이다. 그런데 음악 관련 별도 매출의 최대 6%를 프로듀싱 로얄티로 지급받는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올해 상반기만 놓고 보면 에스엠이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인세는 114억원이다. 이는 에스엠 상반기 영업이익386억원의 29.6% 수준이다.

당초 에스엠과 라이크기획의 용역 계약은 내년 말까지였다. 그러나 주주행동주의가 거세지면서 올해 말로 계약을 조기 종료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얼라인파트너스를 비롯한 소액주주들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들이 추천한 감사를 앉히면서 에스엠과 이 총괄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이날 증시에서는 에스엠의 이 같은 검토 소식을 긍정적인 재료로 인식하고 있다. 이날 에스엠의 주가는 전날 대비 16.74% 상승한 7만5300원으로 시작해 장중 7만840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상승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기도했지만 다시금 오름세를 보이며 전날 대비 18.6% 오른 7만6500원으로 이날 장을 마쳤다.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증권가에서도 이번 이슈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 총괄프로듀서의 자발적 의사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계약 해지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로 인해 주가를 가장 크게 짓눌러왔던 거버넌스 노이즈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라이크기획 인세 지급 계약 종료 시 기존 2023년 영업이익 추정치에 더해질 수 있는 이익은 297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증권의 경우 계약 종료 시 에스엠의 목표 시가총액은 3조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크기획에 지급하는 로열티가 절약될 경우 내년 300억원의 영업이익이 더해질 수 있다는 점이 이에 대한 근거로 지목했다. 전날 종가 기준 에스엠의 시가총액은 1조5300억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상승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 주가 장기 상승 여부 주목···주주행동주의 확산 이끌까

에스엠의 장기적인 주가 향방은 주주행동주의의 성공 여부와 관련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될 전망이다.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경우 에스엠 소수주주와 소액주주들의 주주행동이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종목의 주주행동주의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선 주주행동주의가 에스엠을 움직이게 했고 시장에선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주주행동주의 요구로 이뤄진 변화가 실제 기업 저평가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사례로 증명된다면 다시금 증시에서 주주행동주의가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총괄프로듀서의 이탈이 되레 음악 사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주행동주의는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선 에스엠이 자체적인 음반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는 있지만 이 총괄프로듀서의 영향력이 크다는 측면에서 에스엠에 무형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