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폰 등 프로토타입 제작기업···2018년 한국타이어그룹이 인수
조현범의 신사업 의지 상징···인수 4년만에 몸값 두 배에 품절주 가능성도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인 모델솔루션이 기업공개(IPO) 일정에 돌입했다. 2018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모델솔루션을 인수한 지 4년 만에 기업가치는 두 배로 뛰었는데 상장 후 유통주식물량이 적기에 흥행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모델솔루션은 타이어와는 관계없는 프로토타입(시제품) 전문제작사다. 인수 당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직접 모델솔루션 인수를 결정했다. 모델솔루션은 타이어업종을 벗어나 사업다각화에 힘쓰려는 조 회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회사라는 분석이다.
◇ 인수 4년 만에 IPO 나선 모델솔루션···품절주 될까
15일 모델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19~20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26~27일 공모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주매출 없이 신주모집만으로 100만주를 공모하며 희망공모가범위는 2만4000~2만7000원이다. 희망공모가기준 공모금액은 240억~270억원이고 상장 후 시가총액은 1535억~1727억원이다. 상장주관사는 KB증권이고 다음달 초 코스닥 상장 예정이다.
모델솔루션은 1993년 설립된 프로토타입(시제품) 설계·생산 전문사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시리즈 스마트폰 등의 시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이외 LG디스플레이, 현대차, 기아차 등은 물론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 기업과도 납품 관계를 맺고 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으며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매출 611억원, 영업이익 89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9.8%, 영업이익은 32% 늘어난 것이다.
모델솔루션 주주구성은 간단한 편이다. 최대주주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지분 75%를 가지고 있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유한회사 모네홀딩스를 통해 11.07%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코너스톤-브릿지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측이 가지고 있다.
모델솔루션은 주주구성이 여러 번 바뀌었다. 2014년 영국 IT 기업 레어드(Laird)는 크레센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델솔루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지분율은 레어드가 51%, 크레센도가 31.86%, 스카이레이크가 17.14%였다. 이후 2016년 크레센도가 스카이레이크 보유지분을 인수해 지분율을 49%로 늘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018년 레어드 보유지분 51%와 크레센도 지분 중 절반인 24%를 인수해 총 75%를 확보했다. 잔여지분 25%를 가지고 있던 크레센도는 올해 4월 프리IPO개념으로 코너스톤-브릿지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지분 13.93%를 매각했다.
당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모델솔루션 지분 75%를 686억원에 인수했다. 모델솔루션 희망공모가상단 기준 지분가치는 1295억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두 배에 육박한다.
모델솔루션은 상장 후 유통주식물량이 적은 ‘품절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1년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모네홀딩스도 보유주식 전량에 대해 자발적으로 1개월간 의무보유확약을 걸었고 코너스톤도 투자기간 2년 미만인 벤처금융 보유주식은 상장일로부터 1개월간 의무보유해야 하는 코스닥 규정 때문에 상장 직후 보유지분 매각이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상장 후 유통가능한 물량은 전체 상장예정주식수 639만6700주의 15.23%에 해당하는 97만4393주에 불과하다. 여기에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대거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할 경우 실질적 유통물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모델솔루션, 조현범의 신성장동력 의지 상징
이번 모델솔루션 상장을 놓고 조현범 회장 체제의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추진하는 신성장동력 확보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시절부터 타이어사업에 편중된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수합병(M&A) 등으로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그룹의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델솔루션은 조 회장이 사장 시절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직접 인수를 결정한 회사다. 당시 조 회장은 매물로 나온 모델솔루션을 보고 인수를 결정했고 중국본부장을 맡고 있던 R&D전문가 우병일 대표에게 연락해 모델솔루션 경영을 맡아달라고 했다.
조 회장은 이번 모델솔루션 상장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조 회장이 직접 상장식에 참석할 가능성 역시 높다고 전해진다.
모델솔루션은 상장 이후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키우는 액셀러레이팅 전략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 대표는 이날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미국 서부 영업법인을 시작으로 캐나다와 독일, 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만들어 첨단산업부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모델솔루션 상장 역시 투자회수가 목적이 아니라 북미 및 유럽 거래처 확대를 위한 차원이 크다는 것이 우 대표의 설명이다. 모델솔루션은 상장예비심사 당시 희망공모가로 2만6000∼2만9000원을 제시했는데 실제 수요예측에서 제시된 희망공모가범위는 2만4000~2만7000원으로 약간 낮아졌다.
우 대표는 기자에게 “공모금액을 더 받거나 흥행하는 것이 이번 상장의 목표가 아니다”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대상으로는 상장사가 아니라면 거래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기에 모델솔루션 인수 당시부터 상장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