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플러스박스 금리 2.3%로 인상···은행권 최고 수준
카뱅도 세이프박스 금리 2.0%→2.2%로 올려
토스뱅크, 파킹통장 금리 2% 유지···수신 경쟁력 퇴색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발맞춰 예·적금 금리를 잇따라 올리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최근에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파킹통장’의 금리도 인상하며 수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출범 초기 파격적인 금리 혜택을 내세우며 고객을 모았던 토스뱅크는 상대적으로 수신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추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할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자사의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기존 연 2.1%에서 연 2.3%로 0.2%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플러스박스 금리를 기존 연 1.3%에서 연 2.1%로 0.8%포인트 대폭 인상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로써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금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해 은행권 전체에서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번 금리 인상으로 파킹통장으로선 은행권 최고 수준의 금리와 한도를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파킹통장이란 차를 잠시 주차해둔 것처럼 여윳돈을 은행에 맡겨두고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상품을 말한다.
카카오뱅크도 앞서 지난 8일 자사의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의 금리를 기존 연 2.0%에서 2.2%로 0.2%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금리 혜택을 드리고자 수신 금리를 인상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앞다퉈 파킹통장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토스뱅크의 파킹통장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퇴색됐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조건 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을 출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2% 금리 혜택을 1억원 한도로 제한하면서 혜택을 축소했다. 1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 제공되는 금리는 0.1%에 그친다.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예치 한도는 3억원으로 금리뿐만 아니라 한도도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한도가 1억원이지만 여러 개의 세이프박스를 보유한 경우 1억원이 넘는 자금도 보관이 가능하다. 금리뿐만 아니라 한도 측면에서도 토스뱅크 파킹통장의 수신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셈이다.
경쟁사로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수신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토스뱅크는 여전히 금리 인상 여부 및 구체적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를 감안해 수신금리 인상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은행권 전반에 금리 인상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스뱅크가 쉽게 금리 인상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배경에는 대출 잔액 대비 수신 잔액이 압도적으로 많아 이자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8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여신 잔액은 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수신 잔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수신 규모가 대출 대비 4배 이상 많았다. 예대율은 24.1%로 지난해 말 당시 예대율이 3.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수신 불균형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출범 연도인 2017년 말 기준 예대율이 각각 78.6%, 91.6%였던 것과 비교하면 토스뱅크의 예대율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출범 이후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출 영업이 중단되면서 수신고 대비 대출 규모가 많이 부족한 상태”라며 “대출 대비 수신 잔액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파킹통장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어 토스뱅크도 수신금리를 상향 조정하긴 하겠지만 다른 인터넷은행들처럼 큰 폭으로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