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 美 기업에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 기술수출
설립 후 기술이전 계약 총 5건 ···총 계약금 3조원 달해
"현재 기술이전 논의 기업 다수···매년 2건 이상 목표”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국내 유니콘 특례상장 1호 기업 보로노이가 또 한 번 미국 기업에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며 독보적인 AI 약물설계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번 계약은 보로노이의 다섯 번째 기술이전이다. 지금도 국내외 여러 기업들과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의 성과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지난달 31일 미국 바이오벤처 메티스테라퓨틱스에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채결했다. 총 계약금은 4억8220만달러(한화 6680억원)이며, 선급금은 170만달러(한화 24억원)다. 개발 성과에 따라 나머지 4억850만달러(한화 6656억원)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받게 되고, 향후 상업화에 성공하면 별도의 로열티가 추가된다.
이번에 보로노이가 기술이전한 후보물질은 고형암 치료를 위한 경구용 인산화효소(키나아제) 저해제로, 폐암, 흑색종, 대장암 치료제 등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인산화효소 저해제는 세포주기 조절에 관여하는 인산화효소를 억제해 암세포의 성장 과정에서 체세포 분열 결함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보로노이는 해당 물질의 표적 물질은 계약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2015년 설립한 보로노이는 키나아제를 프로파일링한 데이터베이스(DB)와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독자 플랫폼 기술로 표적치료제를 발굴하고 있다. 방대한 키나아제 실험 결과 빅데이터를 AI에 접목해 각 적응증에 대한 유력 물질을 발굴하는 플랫폼 기술이 보로노이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보로노이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방암 및 고형암 치료제 등 4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지난 6월 유니콘 특례제도를 통한 코스피 상장 후 또 한 번의 기술수출로 총 5건의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총 계약금은 22억7270만달러(한화 3조16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0월 미국 나스닥 상장사 오릭파마슈티컬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최근 국내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월 HK이노엔에도 폐암 치료제를 기술이전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보로노이는 현재 국내외 여러 기업들과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는 지난 3월 기업공개(IPO) 기업설명회를 통해 매년 2건 이상의 기술이전을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의약품규제기관 허가가 완료돼야 이행되는 조건부 계약으로, 본 계약을 통한 수익은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등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계약 조건에 따라 규제기관에 의한 연구·개발 중단, 품목허가 실패 등 발생 시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