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 부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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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경기침체 여파로 스마트폰과 PC, 노트북 등 IT 기기 수요가 위축되면서 삼성전기 실적 성장세가 꺾일 전망이다. 전자제품에 탑재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컴포넌트 사업부문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삼성전기에서 컴포넌트사업부 매출 비중은 지난 상반기 기준 약 47%로 광학통신솔루션(32%), 패키지솔루션(21%) 부문보다 높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3분기 매출 전망치는 2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39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2조6887억원)은 약 3%, 영업이익(4578억원)은 15% 감소하는 수치다. 삼성전기의 실적 성장세가 꺾이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맞은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9분기만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황이 3분기에도 저조해 샤오미, 비보, 오포 등 현지 제조업체들이 MLCC 구입량을 줄일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기는 수요가 증가세인 전장 시장에서 고용량·고신뢰성 등 고부가 제품의 공급을 늘려 업황 부진에 대응할 예정이다. 상반기 컴포넌트사업부 평균 가동률은 74%로 전년 동기(97%)보다 23%포인트 급감했는데, 3분기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전장용이나 산업용 MLCC 주문량은 아직도 많아 가격 하락 폭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스마트폰과 PC 판매량이 감소 추세인 만큼 세트업체들의 주문 축소 여파로 삼성전기가 공급하는 MLCC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기 실적 추이 및 전망. /자료=삼성전기, 에프앤가이드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또 삼성전기 컴포넌트 사업부는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데, 현지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실적 악화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월보다 8%,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2353만대로 집계됐다. 삼성전기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에 MLCC를 공급하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유통 재고가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7월 판매량이 반등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8월에도 출하량이 크게 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3분기에도 중화권 부품 시황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트북 수요 부진도 MLCC 공급량 감소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노트북 패널 출하량을 4510만대라고 예상하면서 이는 코로나19 이전 같은 기간(4990만대)보다 낮은 수치라고 전했다.

삼성전기는 고부가 MLCC 비중을 높여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단 계획이다. 전장용 제품의 경우 전기자동차에 탑재되는 MLCC가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4배 이상 많은 만큼 시장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해 매출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앞서 회사측은 지난 7월에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하이엔드 전장·산업용 MLCC는 수급이 빠듯해 판가 약세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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